출처 : 두산 동아 대백과 사전

기계·절차·조직의 자동조작. 자동적이란 뜻을 가진 오토매틱(automatic)과 조작(操作)이란 뜻의 오퍼레이션(operation)이 합성된 새로운 단어이다. 1947년 미국 포드자동차사(社)에서 오토메이션부(部)가 신설되었을 때가 시초라고 한다.

오토메이션은 20세기 후반 기술혁신의 총아(寵兒)로 등장하여 모든 분야로 확대되어 갔으나, 기반은 제2차 세계대전 중과 그 후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고 있다. 자동차공업에서는 실린더 블록의 가공에서 종래의 공작기계보다 한걸음 발달된 방법으로 연속적으로 가공하는 방법이 시도(試圖)되었으나, 전후에는 자동선반·프로그램밀링머신 등 모든 기계가 자동화되어 왔다.

화학공업에서도 각종의 계측기·조절기의 발달로 뒷받침된 계장기술(計裝技術)에 의하여 석유공업과 같은 대규모 연속제어시스템이 운전되게 되었다. 뒷받침된 공업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전자공업의 발달인데, 전자관은 20세기 초에 발명되었으나 전자관회로 연구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크게 발달되어 레이더·텔레비전·마이크로파(波) 등이 실용화되었다.

1946년 미국에서는 전자계산기가 최초로 완성되었다. 전자계산기 연구는 전후에도 계속되어 51년 미국에서 국세조사(國勢調査)의 집계(集計)·분석에 이용되어 실용화의 영역에 도달하였다. 또, 트랜지스터 발명으로 비롯된 반도체 전자공업의 발달은 전자기기의 신뢰성을 비약적으로 개선하여 정밀한 여러 기기(機器)의 현장 진출을 가능케 하였다.

오토메이션은 제어기술에 그 기초를 두고, 이것은 시퀀스제어(sequence control:순차제어)와 피드백제어(feedback control:되먹임제어)로 대별할 수 있다.
시퀀스제어란 미리 정해진 순서에 따라 운전이 차례로 이루어져 일정한 결과를 내는 제어법으로서, 예를 들면 자동엘리베이터와 같은 것이 그것이다. 피드포워드제어(feedforward control)라고도 하며, 자동화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되먹임제어란 어떤 조작의 결과를 측정하고, 그것이 기대한 값과 다를 때는 그 틀리는 방향과 정도를 근거로 조작·조정함으로써 결과가 항상 기대하는 값이 되도록 제어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항온조(恒溫槽)와 같은 것이 그것이다. 시퀀스제어와 더불어 자동제어의 기본이다.

이 두 가지 제어방법을 적당히 응용하여 기계가공에서는 트랜스퍼머신, 화학공업에서는 계장(計裝)시스템, 그리고 여기에 여러 가지 형태로 전자계산기가 결부되어 하나의 종합적인 자동화가 이루어지는데, 전자를 메커니컬 오토메이션, 후자를 프로세스 오토메이션이라 한다.

【메커니컬 오토메이션】 미국의 포드 자동차공장에서 자동차의 엔진 블록 가공에 트랜스퍼머신을 설비한 것이 시초이다. 이 기계는 소재를 장치하여 이동하는 컨베이어와 여러 대의 많은 자동가공 기계로 되어 있으며, 주물에서부터 완성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공을 차례차례 자동적으로 각 단위 기계에 정해진 한 공정씩 가공을 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발생지의 이름을 따서 디트로이트 오토메이션이라고도 한다. 인원절감이 가능하고, 단일 품종의 대량생산에 적합하기 때문에 카메라 몸체의 가공, 재봉틀 머리부분의 가공, 전동기 바깥테의 가공 등이 트랜스퍼 머신으로 가공되었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공정만이 자동화되어도 부품의 운반, 가공기에 장치하거나 떼어내는 일, 조립하는 일 등이 자동화되지 않으면 전공정의 자동화는 불가능하다. 오늘날 이 방면의 자동화도 점차 실용화되고 있으며, 그 공정관리를 전자계산기가 감시하는 공장도 실현되었다.

이 밖에 단독 공작기계에 지령장치를 부착하여 복잡한 모양을 가공시키는 수치제어 공작기계도 실용화되었으며, 이것을 여러 대 묶어서 공작기계군(群)을 전자계산기로 제어하는 방법도 시도되기 시작하였다.

【프로세스 오토메이션】 유체(流體)·분체(粉體)를 다루고, 화학반응을 포함하는 생산체계의 자동화를 말한다. 다루는 양은 온도·압력·유량(流量)·액위(液位) 등이며, 그것의 정치제어(定値制御)·프로그램제어·비율제어 등이 공기식 또는 전기식의 각종 조절계에 의해 자동조절된다. 이들의 조업에 필요한 각종 계측기·조절계를 공장 내의 한 방에 모아 놓고 전공장의 제어를 하는 중앙집중관리방식이 채택되고 있다.

관리실에는 어느 계기가 어느 장소의 무엇을 표시하고 있는지를 직관적(直觀的)으로 알기 위하여, 공정의 약도가 그려져 있으며, 제어하는 장소에 각각의 계기를 끼워넣은 그래픽 패널도 사용된다. 운전자는 이 패널을 보면서 계기를 감시한다. 이 경우에 사용되는 각 조절계는 피드백제어를 한다. 측정·신호전송에 디지털 기술이 응용되어 측정결과를 숫자로 표시·기록하는 데이터처리장치(data processor:데이터이력기록기)가 이용되고, 또 여기에 조절기능을 갖춘 로거컨트롤러(logger controller)도 사용된다.

한편 디지털형의 간단한 조절계로 직접 제어하고 이것을 몇 개 모아서 이들의 기대되는 값은 상위(上位)의 전자계산기로부터 지령형식으로 전달되게 한 다이렉트디지털제어(direct digital control)도 급속도로 진보되고 있으며, 이와 같이 전자계산기를 계급별로 사용하는 시스템의 연구도 활발하다. 메커니컬 오토메이션과 프로세스 오토메이션 외에도 오토메이션의 이름이 붙는 여러 말이 사용되는데,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 사람이 하던 여러 작업을 기계화하여 되도록 사람의 개입 없이 목적을 달성하는 종합적인 시스템을 뜻한다.

예를 들면, 은행 오토메이션이란 예금의 기장(記帳), 금리계산, 구좌간(口座間)의 불입·인출 등을 본점·지점을 잇는 통신선과 컴퓨터를 통해서 어느 은행에서도, 어느 지점들끼리도 즉시 연락이 취해지게 하는 비지니스 오토메이션의 한 예이다. 오토메이션은 종래에 사람이 하던 육체노동을 기계로 대체한다는 것을 보다 일반화하고 두뇌노동까지도 기계로 대치시키자는 것이다.

 기억이나 판단이라는 공정은 기계 또는 전자회로가 대신하고 사람은 생각하는 일에 주력을 둔다. 또한 논리구성의 입안 도중에서 성능의 점검 등을 계산기에 분담시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은 계산기와 사람이 대화를 나누게 되었기 때문이며, 계산기를 이용한 자동설계나 디자인 오토메이션이라고 한다.

오토메이션의 궁극적인 목적은 어느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동적으로 만드는, 즉 전공장의 자동화에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공장의 출현으로, 예를 들면 컴퓨터 운전에 관련된 새로운 직장에 많은 작업자가 필요하게 되고, 일손이 필요없는 기계를 설비하는 오토메이션이 새로운 직종(職種)을 확대시키고 있다. 따라서 육체노동에서 해방되지만 정신노동에 종사하는 인구는 증가하여 보다 고도의 지식이 요구되며 노동시간의 단축으로 자유로운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게 된다.

【오토메이션과 노동자】 오토메이션은 생산력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생산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수를 대폭적으로 감소시킨다. 예를 들면, 포드자동차사에서는 엔진 블록의 생산공정을 오토메이션화함으로써 117명의 노동자가 필요하였던 일을 41명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프랑스 르노 공단(公團)의 예를 보아도 실린더 블록의 생산공정을 오토메이션화하여 120명의 직접공(直接工)을 20명으로 감소시켰으며, 간접공을 포함하면 그 직장의 노동자를 144명에서 50명으로 감소시켰다. 따라서 오토메이션을 채택하면 필연적으로 노동자의 실업문제가 뒤따르게 된다. 오토메이션이 앞선 미국은 1950~59년까지 10년 사이에 공업생산이 전체적으로 1.4배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만약 본래 기술수준으로 1.4배 생산을 증가시키려면 노동자를 새로이 500만 명 고용해야 하지만, 오토메이션화로 생산노동자는 반대로 8만 명(0.6 %)이나 감소되었다. 1년 평균하면 약 60만 명의 노동자가 오토메이션화를 중심으로 하는 생산성 향상으로 실직하였음을 뜻한다.

오토메이션화가 진전되면 오랜 세월 경험을 쌓은 숙련공은 필요 없게 되며 노동자는 직접 생산에 종사하지 않고 미터를 감시하거나 보완작업을 하는 일이 많아져서 사람이 기계의 부속품이 되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전과 같은 육체노동과는 달리 신경을 쓰는 노동량이 많아져서 고도의 기계장치를 다루기 때문에 높은 과학·기술의 지식과 능력을 필요로 한다.

또, 전자계산기의 보급으로 프로그래머나 키 펀처와 같은 새로운 직종의 노동자가 등장하게 되었다. 따라서 오토메이션의 도입으로 노동자의 질도 크게 변하였다. 현장 노동자는 감소되지만 기술자가 증가되고, 또 판매경쟁이 심해지므로 화이트 칼라라고 하는 사무직 직원은 반대로 증가하여, 미국을 예로 들면 265만 명에서 393만 명으로 48 %나 증가하였다. 따라서 노동자 계급의 내부구성도 크게 변화되었다.

특히 일본에서는 오토메이션화가 노동자에게 끼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다만 경제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실업문제는 표면화되지 않고 오히려 젊은층의 인력부족을 나타내고 있다. 그것은 오토메이션화로 인해 필요로 하는 노동력의 질, 숙련도가 높은 중고년(中高年) 노동자를 불필요로 하고 새로운 교육을 받은 젊은 노동자에 대한 수요증대를 가져왔기 때문이지만, 중고년층 노동자의 재취직은 곤란하여 점차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미국에서 젊은층이 실업하고 중·고년층의 실업문제가 일본처럼 크지 않은 것은 노동조합과 기업 사이의 고용계약에서 근속연한이 긴 사람일수록 해고되는 순서가 뒤로 처지는 선임권제도(先任權制度)가 있는 것이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