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핵의 변환에 따라서 방출되는 에너지. 원자에너지 또는 핵에너지라고도 한다. 방사성 원소가 자연히 붕괴할 때 나오는 방사선의 에너지도 넓은 의미에서는 이것에 해당하지만, 일반으로는 인위적으로 원자핵변환을 일으킴으로써 이용가능한 에너지로 빼낸 것을 말한다.

방법에는, 우라늄·플루토늄 등 무거운 원소의 원자핵을 연쇄적으로 분열시키는 방법(핵분열)과, 중수소(重水素) 등 가벼운 원소의 원자핵을 융합(融合)시키는 방법(핵융합)이 있다. 초기 원자폭탄·원자로는 이들 중 핵분열을 이용한 것이고, 수소폭탄은 핵융합을 이용한 것이다.

핵융합은, 항성(恒星)의 막대한 에너지원(源)이라고 생각되어 예로부터 인류의 생활에 깊은 관계가 있었지만, 이것을 제어하여 동력원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다. 원자핵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는 보통의 화학반응의 에너지와 비교하면 원자 1개당 수백만 배라는 거대한 것이 되고 그 에너지의 방출은 ‘제3의 불의 발견’이라고 하기에 적합하며, 인류의 장래 에너지원의 주력을 이룰 것으로 생각된다.

에너지의 방출과 동시에 새로 생기는 원자핵은 많은 경우 방사능을 띠고, 핵분열에 의해 방출되는 중성자(中性子)를 물질에 흡수시키면 모든 원소에 대하여 방사성동위원소가 얻어지므로, 이들을 인공방사선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것은 원자력의 이용면에서 동력원과 함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원자력 물리】
〈핵에너지의 발생〉 원자력의 발생이 물질의 연소에 의한 열의 발생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물질분자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의 조합의 변화에 지나지 않는 화학변화와는 달리, 물질의 변화가 원자의 실질적인 부분을 형성하는 원자핵에까지 미친다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원자핵은 지름이 원자전체의 약 10만분의 1이라는 작은 것이기는 하나, 그 속에서 핵자(核子)는 핵력(核力)이라는 강한 힘으로 결합하여 원자의 질량과 결합에너지의 대부분은 여기에 모인다. 이 때문에, 원자핵을 변환시키기 위해서는 대개의 경우 외부로부터 강력한 작용을 주지 않으면 안 되지만, 일단 이것에 변화가 일어나고, 핵자의 결합상태가 변하면 원자핵에 숨어 있는 큰 결합에너지의 일부가 해방된다.

여기서 화학반응과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도 흡열반응과 발열반응이 있고, 어떤 원자핵이 변환되어 결합상태가 더 강한 원자핵으로 변할 때는 에너지가 방출하게 되지만, 결합상태가 약한 원자핵으로 변환되려면 결합상태의 차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외부로부터 흡수해야 한다. 즉, 원자핵의 변환이, 에너지의 방출 또는 흡수하는지는 변환의 전후에 원자핵의 결합상태로 결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원자핵의 결합상태를, 핵자의 결합에너지에 대하여 살펴보면, 철의 원자핵을 거의 정점(頂點)으로 하여 그보다 가벼운 원소일수록 결합은 약하고, 그보다 무거운 원소도 또 결합상태가 약해진다(헬륨 4, 베릴륨 8 등은 제외). 원자핵을 변환하여 에너지를 방출시키려면 가벼운 원소의 원자핵을 서로 결합시켜 보다 무거운 원자핵을 만들든지, 무거운 원소의 원자핵을 가벼운 원자핵으로 분리시키는 방법이 유효하다. 이것이 핵융합·핵분열에 의하여 원자에너지가 해방(방출)되는 이유가 된다.

가벼운 원자핵 중에서도 헬륨 4와 베릴륨 8 등, 가벼운 원자핵치고는 결합에너지가 특별히 큰 것이 있고, 보다 가벼운 핵으로 이들이 형성될 때는 상당한 에너지가 방출된다. 예를 들면, 핵융합에서 유망하다고 간주되는 반응은 중수소 2개로부터 헬륨 4가 형성되는 반응이다.

〈지속적인 핵변환〉 핵에너지가 원자 1개당 화학반응열의 수백만 배라는 크기를 가지고 있다 하여도, 이것을 실제로 유용한 것으로 빼내려면 변환될 원자핵의 수를 많게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예를 들면, 석탄의 연소에서는 한 번 연소를 시작하면 그것에 의한 열이 자동적으로 연소를 넓혀 무한에 가까운 원자가 일제히 반응에 참가하므로, 설사 원자 1개당 방출 에너지는 작더라도 실용적인 규모로 에너지를 빼낼 수 있다.

핵에너지의 경우도 상황은 같으며 반응을 자동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실용적인 에너지를 빼낼 수 있기 위한 결정적 수단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원자핵 변환은 화학반응과 달라서 그것이 일어나는 조건이 곤란하고, 보통의 상태에서는 1개의 반응을 다른 반응으로 넓히는 것은 어렵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원자핵의 변환에는 방대한 에너지의 방출이 따른다는 것이 알려져 있기는 하나, 실용적인 규모로 빼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간주되었다. 이 어려움을 해결하게 된 실마리는, 중성자에 의한 핵분열의 연쇄반응이라는 현상의 발견이다.

〈핵분열〉 핵분열은 우라늄 등 무거운 원소의 원자핵이 중성자의 충격을 받았을 때 일어나며, 그 외의 원자핵 변환과는 다른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첫째는, 원자핵이 갑자기 중(中)정도의 무게를 가진 2개의 원자핵으로 갈라지고, 그 때 방출하는 에너지도 원자 1개당 라듐의 α붕괴에 의한 에너지 방출량의 약 50배, 석탄연소열의 5,000만 배라는 큰 것으로 된다.

그러나 핵분열의 발견이 원자에너지(원자력)의 방출이라는 면에 결정적인 중요성을 가져오게 한 것은 방출되는 에너지가 크다는 것뿐만 아니라, 둘째 특징인 핵분열에 수반하여 분열을 일으켰던 중성자의 수보다 더 많은 수의 중성자를 방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라늄 235의 핵분열에서는 2~3개의 중성자가 새로 방출된다. 따라서 이와 같이 증배(增倍)된 중성자를 유효하게 이용하여 우라늄원자핵을 잇따라 분열시키면 지속적으로 연쇄반응이 계속되어 핵분열이 등비급수적으로 확대되는 가능성을 가진다는 데 있다.

핵분열의 발견은 이와 같이 원자에너지의 방출이라는 것을 현실적인 문제로 접근시켰으나, 실제로 이것을 실용화하는 데는 해결하여야 할 문제가 몇 가지 남게 된다. 그 최대의 문제는 증배된 중성자가 비분열성인 원자핵에 흡수되든지, 체계(體系)에서 새어 나가든지 하여 연쇄반응이 정지되는 것을 방지하는 일과, 반대로 연쇄반응이 과도로 일어날 경우 이것을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일이다.

특히 전자(前者)의 경우, 천연우라늄에서는 핵분열성의 우라늄 235는 겨우 0.7 %만이 함유되어 있고, 나머지 99 %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우라늄 238은 고속의 중성자가 아니면 분열하지 않고 중성자를 흡수하기 쉬우므로, 이것을 피하지 않으면 연쇄반응을 지속시킬 수가 없다.

우라늄 238에 의한 중성자 흡수과정을 피하려면 천연우라늄 대신에 우라늄 235의 함유율(含有率)을 높인 농축우라늄을 핵연료로 하는 외에, 발생한 중성자의 속도를 적당한 물질(減速材)을 사용하여 감속하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우라늄 238에 중성자가 흡수되는 확률은 중성자의 속도에 의하여 결정되고, 어떤 속도 이하로 중성자를 감속시켜 주면, 우라늄을 분열시키기 쉬워진다는 사실에 근거를 둔다.

연쇄반응을 지속시키는 중요한 조건으로서는 핵분열 물질의 양(量)의 문제도 있다. 양이 지나치게 적으면 증배되는 중성자보다도 그 표면에서 도망가는 중성자가 많아진다. 이 때문에 연쇄적으로 핵분열을 일으키는 데는 어느 한계 이상의 양을 모을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이 양을 임계량(臨界量)이라고 한다. 또한 감속재의 작용에는 이 중성자의 누출(漏出)을 줄이고 임계량을 적게 한다는 효과도 있으나, 연쇄반응의 지속에 대하여 감속재의 존재는 절대조건이 아니며, 농축도가 높은 우라늄을 다량으로 모으면 임계량은 크지만 감속재가 없어도 반응은 지속한다.

〈핵융합〉 핵에너지의 방출은 수소·중수소 및 리튬 등, 가벼운 원소의 원자핵을 보다 무거운 원자핵으로 융합시킬 때에도 일어나게 된다. 예를 들면, 중수소의 원자핵 2개가 융합하여 헬륨원자핵이 형성될 때는 1개의 핵변환마다 석탄의 연소열의 약 100만 배라는 에너지가 방출된다.

때문에 핵융합도 핵에너지를 빼내는 유력한 방법으로 될 가능성이 있으며, 공업적인 방식이 확립된다면 원료인 중수소는 거의 무진장으로 존재한다는 것과, 핵분열과 달라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 등으로 보아서, 핵분열 대신 핵융합이 원자력 이용의 유망한 방식으로 될 것이 기대된다.

그러나 이 방식에 의한 원자에너지의 방출은 현재의 단계에서는 수소폭탄은 별도로 하고, 지상에서 대규모로 실현된 예는 없다. 특히 인위적으로 제어된 형태로 계속적으로 실현할 수가 없다는 것이 난점이다. 그 이유는, 원자핵끼리의 반발력을 억눌러 2개의 원자핵을 견고한 1개의 원자핵으로 융합시키는 데는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 반응을 연쇄적으로 일으키는 데는 적어도 수초 동안 물질을 고온상태로 안정·유지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 지상의 한정된 크기의 물체에서는 체적에 비하여 표면적이 크고, 반응이 일어난다 하여도 발생 에너지보다 표면으로부터 방산되는 에너지가 더 크고 또 지속적인 반응이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핵융합에 의해 방출되는 원자에너지의 양은 아직 장래의 일에 속하지만, 기초연구는 각국에서 정력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주로 고온의 이온화 가스(플라스마)를 자기적(磁氣的)으로 공간 내의 한 장소에 가두어 제한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원자력 이용】 원자력의 이용을 대별하면 에너지원(源)으로서 이용과, 원자로 내에서 생산되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이용이라는 2개의 분야로 나누어진다.

〈에너지원으로서의 이용〉 원자력발전을 비롯하여 선박 등 교통운수기관의 추진동력으로 이용되고, 그 밖에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을 직접 이용하여 공업용 증기를 발생시키거나, 해수의 담수화나 많은 건물의 집중적인 난방을 하는 것 등도 생각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원자로를 화력발전의 노실(爐室) 대신으로 사용한 것인데, 노심(爐心)에서 빼낸 열에 의하여 증기를 발생시켜 발전기를 가동하는 방식을 취한다. 가압경수형(可壓輕水型)·비등경수형(沸騰輕水型)·기체냉각형(氣體冷却型)·가압중수형(可壓重水型) 등의 원자로가 발전용 원자로로 사용된다. 원자에너지의 교통운수기관으로의 이용은, 추진동력으로서 적은 연료의 보급으로 긴 항속거리를 유지하는 점에 매력이 있으나, 실제로는 함선 이외에 이용될 가망은 적다.

즉, 원자로 자체와 방사선 방호벽의 무게가 크기 때문에 운수기관 본래의 기능이 요구하는 경량성(輕量性)과 적합시키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유를 사용하는 재래의 기관에 비하여, 항속거리가 길다는 것 외에, 원자로 자체 산소의 보급이 불필요하다는 등의 이점 때문에 잠수함의 추진동력에 적합하다.

〈동위원소의 이용〉 인공방사성 원소의 이용은 원자력의 부차적인 응용 분야에 속하지만, 주역(主役)인 동력으로서 이용보다 한 발 앞서서 현대기술을 혁신시키고 있다. 이용분야는, 의료·공업·이학연구를 비롯하여, 농업·식품공업·토목공업 등, 산업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고, 동위원소를 다루는 사업소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방사성 동위원소는 화학적 성질이 비방사성 원소와 같으면서도 방사능을 가지는 특징이 있고, 물질·생물체에 대한 방사선의 조사효과(照射效果)를 이용하는 것이나 또 물질에 대한 방사선의 투과능(透過能)의 차(差)를 이용하는 것 등 방사선원(源)으로서 이용하는 방법 외에, 비방사성 원소와의 화학적 동등성을 이용하여 방사성 추적자로서도 사용된다. 조사효과를 이용한 구체적 예로는 식품·약품의 소독살균, 악성종양 치료, 작물의 품종개량 등이 있다.

투과능의 차를 이용한 예로는 동위원소를 이용한 액면계(液面計)나 측후계(測厚計) 등이 있고, 공업계측으로서는 응용, 제품의 비파괴검사 등이 상당히 보급되고 있다. 추적자의 이용으로서는 생체 또는 화합물 속의 특정원소의 이동 행동을 살피는 의학·화학·생물학 등의 기초연구면에 이용되고, 윤활유의 윤활효과나 제품의 마모도(摩耗度)의 검정 등 공업기술면에도 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