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동식물을 포획하거나 채취하는 일.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어로를 어업(漁業), 오락을 목적으로 하는 어로를 유어(遊漁)라 한다.

어로는 보통 다음의 세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진다.
① 대상물의 소재 위치를 파악하는 과정(탐어(探魚))
② 대상물을 효율적으로 잡을 수 있도록 좁은 범위로 집결시키는 일(집어(集魚)) 
③ 대상물을 물에서 잡아올리는 과정(어획(漁獲))이다.

⑴ 탐어:탐어는 보통 1차 탐어와 2차 탐어의 두 단계로 나누어 생각한다.
① 제1차 탐어 또는 간접적 탐어:수산동물은 종류마다 분포범위도 다르며, 또한 회유(回游)도 한다. 따라서 어업생산을 경제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상생물의 분포·회유상을 파악하여 그것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해역(海域)을 알아야 하는데, 이 일을 제1차 탐어 또는 간접적 탐어라 한다.

수산동물은 식물과는 달리 소재 위치를 소극적·적극적으로 바꾸므로 어획이 가능한 장소가 반드시 일정한 것은 아니나 바다의 환경조건은 해마다 거의 같은 양상으로 변하고, 수산동물의 생활조건은 종류에 따라 거의 일정하므로 과거에 어획한 실적을 분석해 보면 그 생물이 살기에 알맞는 조건을 규명할 수 있고, 이것을 이용하면 대상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해역을 알아낼 수가 있다.

이 일은 주로 과거의 어획통계와 해황을 분석하여 판단했으나 근래에는 자원탐사용의 인공위성에서 보내오는 지구의 사진자료를 컴퓨터로 처리하여 어장을 탐색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② 제2차 탐어 또는 직접적 탐어:제1차 탐어에 의하여 대상물이 존재할 해역이 추정되었더라도 다시 구체적으로 어획대상이 될 어군의 존재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이 단계를 제2차 탐어 또는 직접적 탐어라 한다.

표층 가까이에 있는 어군은, 어군이 존재할 여러 가지 징조에 의하여 발견할 수도 있지만, 수면 아래 상당한 깊이에 있는 어군은 이런 방법으로는 발견할 수 없다.

그러던 것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초음파 수중탐지기가 개발되고, 이것이 어군탐색용으로 개량·발달함으로써 깊은 곳에 있는 어군 탐색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는데, 이것이 어군탐지기이다. 어군탐지기의 발달은 어로의 현대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⑵ 집어:집어의 방법은 크게 유집(誘集)·구집(驅集)·차단유도(遮斷誘導)로 나눌 수 있다.
① 유집:어군에게 어떤 자극을 주어 어군이 자극원 쪽으로 모이게 하는 방법이다. 유집의 기초적인 방법으로는 미끼를 뿌리는 법, 해조류나 나무토막으로 은신처를 제공하는 법 등이 있으나 모두 규모가 작다. 어군을 대규모로 유집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불빛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즉, 고등어·전갱이·멸치·꽁치·오징어 등 표층 내지 중층의 어족은 불빛에 모여드는 주광성(走光性)이 있으므로 집어등(集魚燈)을 써서 집어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밤에만 쓸 수 있고 달이 밝은 밤에는 효과가 적다.
또 고기가 냄새에 대하여 상당히 민감하다는 것이 알려짐에 따라 화학물질로서 유집하거나 구집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공중에서 화학물질을 살포하여 집어할 가능성도 있다.

② 구집:어군이 자극원에서 멀리 가게 함으로써 모이게 하는 집어방법이다. 구집의 방법으로서는 물 속에서 줄을 후려 그것에서 나는 시각적 자극과 소리 자극을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며, 후리·저인망·트롤 등과 같은 끌그물에서는 날개그물 앞에 후릿줄이라는 줄을 길게 내어 접근해 오는 어군을 놀라게 하여 그물 입구 쪽으로 몰이하는 방법이 널리 쓰이고 있다.

또 전류를 이용한 집어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즉, 민물에서는 물 속에 전극을 넣고 직류를 통하면 어느 정도 이상의 전압에서는 양극 사이에 있는 고기가 ＋극 쪽으로 모이는 현상이 있다. 이 현상은 생리적으로는 전류에 의한 자극은 주로 －극 쪽에서 일어나므로, 고기가 이 자극을 피하려는 동작이 어군을 ＋극 쪽으로 유도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만 바다에서는 전기전도율이 민물보다 500배나 되어 어체보다는 바닷물 쪽이 전기를 잘 통하기 때문에 민물에서처럼 효과적이 아니며, 또 전력 소모가 많아서 비경제적이다. 그러나 통전시간과 휴지시간이 적절히 교대되는 단속적 전류를 쓰면 효과적으로 집어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져 앞으로의 집어방법으로서 많이 연구되고 있다.

③ 차단유도: 어군의 자연적인 통로를 차단하여 어획하기에 알맞는 장소로 유영해 가도록 하는 방법이다. 차단유도의 방법으로는 어군의 통로에 장벽을 만들어서 물고기가 그 장벽에 따라 유영해 가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의 대표적인 것이 정치망의 길그물[導網]이다.

길그물에는 그물코가 아주 큰 그물감(보통 뻗친길이 150∼300 mm 정도)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어체 크기에 비해서는 그물코가 매우 크지만, 물고기가 이것을 통과하지 않고 그것을 따라 유영하는 수가 많으므로 어군을 통그물 쪽으로 유도할 수가 있다.
또 끌그물류에는 자루그물의 좌우에 기다란 날개그물이 있는데, 이것은 그보다 앞쪽에 있는 후릿줄에 의해서 1차적으로 구집되어 온 것을 2차적으로 차단·유도하면서 구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⑶ 어획:어로의 과정 중에서 대상물을 물에서 잡아올리는 과정을 어획이라 하며, 어획된 수산동식물을 어획물이라 한다.
어로의 두 과정인 탐어나 집어가 적절하지 못하면 어로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다.

어획은 원시적으로는 맨손으로서도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효율적으로 어획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도구를 써야 하며, 또 그것을 알맞게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어획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을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① 대상 생물의 행동양식, 특히 무리를 이룰 때의 행동양식을 알아내고,
② 이들 행동양식에 알맞는 어획방법을 알아내어,
③ 그 어획방법에 알맞는 어구를 설계·제작해서,
④ 그 어구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조작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 중 특히 ①의 과정, 즉 대상생물의 행동양식을 알아낼 수단이 발달하지 못해서 어업의 진보가 늦었으나 여러 가지 수중 탐지기술이 발달하고, 이 방면의 연구가 활발하여 대상생물의 행동양식이 차차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어구 자체도 과학적으로 연구되고 있어 어업의 과학화가 촉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