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각기병 때문에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다. 오랫동안 의사들은 각기병이 전염병인지 아나면 쌀에 포함된 어떤 독성 물질에 의한 것인지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1896년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했던 네덜란드의 군의관 에이크만(Eijkman, C. : 1858~1930)은 각기병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양계장에서 기르던 닭이 사람이 앓고 있는 각기병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것을 발견하였다.

병든 닭을 계속 관찰하던 중 어느 날 그 닭이 씻은 듯이 나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료에 그 해답이 있다고 생각하고서 원인을 추적한 결과, 에이크만은 양계장을 관리하는 병사가 바뀌면서 백미 대신 벼를 사료로 주었다는 사실을 알아 내었다.
날짜를 따져 본 결과 병든 닭의 회복 기간과 일치함을 확인한 에이크만은 각기병이 쌀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네덜란드 병사들 사이에 만연한 각기병은 도정된 백미만 먹은 것에 그 원인이 있다고 밝혀 내었다.

한편, 영국의 홉킨스(Hopkins, F.G. : 1861~1947)는 음식물과 병과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었다.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단백질 검출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학생들에게 아세트산 등 몇가지 시약을 실험용 단백질에 넣으라고 하였다. 그런데 실험 결과 반드시 보라색 용액이 얻어져야 하는데 한 학생의 실험에서는 보라색이 나타나지 않았다.

홉킨수 교수는 그 학생이 사용한 시약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조사한 결과, 그가 사용한 아세트산은 순수한 것이었으나 다른 학생의 시약에서는 불순물이 섞여 있음을 알아 내었다.
그는 이 불순물을 추출하여 이것이 단백질의 구성 성분 중 꼭 한 가지에만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홉킨스 연구팀은 단백질 속에 극히 소량만 포함되어 있는 반응 물질을 추출하여, 한 무리의 쥐에게는 이 물질이 전혀 함유되어 있지 않은 먹이를 주고 다른 무리에게는 이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먹이를 주었다.
그 결과 이 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먹이만 먹은 쥐들은 쉽게 피로한 기색을 보였으며, 충분히 먹으면서도 성장이 멈추고 체중이 줄다가 죽어갔다. 그러나 이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먹이를 먹은 쥐들은 건강했다.

이 연구는, 포유류가 생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정 물질이 꼭 필요하다는 것과, 만약 그것이 부족할 때 생기는 질병은 그 물질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쉽게 치료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값진 것이었다.
홉킨스는 실험 결과를 1912년에 학회에 발표하였다.

같은 해에 풍크(Funk,C. : 1884~1967)라는 과학자도 '음식물에 빠져서는 안되는 물질의 부족'이라는 제목으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처럼 동물의 몸에 '없어서는 안될 물질'을 비타민이라 부르게 되었고, 그 이후 많은 비타민이 발견되었다.

홉킨스와 에이크만은 생애의 대부분을 비타민 연구에 바쳤으며, 1929년에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공동으로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각기병 - 비타민 B1의 결핍에 의한 질환으로,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쌀을 주식으로 하는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전신의 권태감과 감각 이상, 식욕 감퇴 등의 증세를 보인다.

@몇 가지 비타민의 종류와 결핍증 - 비타민 A(야맹증), 비타민 B1(각기병),  비타민 B2(피부병), 비타민 C(괴혈병), 비타민 D(구루병), 비타민 E(불임증) emd.

@비타민 - 풍크는 '생명에 필요한 아민(Vital-amine)'이라는 뜻으로 비타민(Vitamine)이라고 명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