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존재하는 100여 종의 원소 중에서 고체가 되었을 때 금속광택이 나고, 전기 및 열을 잘 전달하며, 얇은 판(板)으로 펼 수도 있고, 가는 실로 뽑을 수 있는 성질, 즉 전성(展性) 및 연성(延性)을 가진 홑원소물질.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소 중에서 헬륨·아르곤·네온과 같은 비활성 기체원소, 염소·플루오르와 같은 할로겐 원소, 이 밖에 산소·수소·황·질소를 제외한 나머지 80여 종은 대개 금속이 될 수 있는 원소이다.

그 중에는 수은과 같이 녹는점이 상온(常溫)보다 낮기 때문에 액체인 것도 있으나, 이 수은도 응고하여 고체가 되면 앞서 말한 바와 같은 금속의 특유한 성질을 보인다.

고체 중에는 원자가 일정한 거리·간격을 두고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정고체(結晶固體)라고 하는 것과, 유리와 같이 결정으로 되어 있지 않은 것이 있는데, 금속의 고체는 전자(前者)에 속한다. 금속의 결정에서는 각 원자의 가장 바깥쪽 전자(외각전자)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이며, 이 외각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원자는 일정한 거리 및 간격으로 배열되어 있다.

이 자유로이 움직이는 전자를 자유전자(自由電子)라고 하며, 음전하(陰電荷)를 띠고 있으므로 외부로부터 전압을 걸어 주면 일정 방향으로 이동할 뿐 아니라, 금속의 양 끝에 온도 차이가 생기면 전자는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열을 전달한다. 이것이 금속이 전기 및 열을 잘 전달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전자는 규칙적으로 배열된 원자 사이를 움직이게 되므로, 온도가 높아져서 원자의 열진동이 심할수록 자유전자의 흐름은 방해를 받게 된다. 따라서 온도가 높을수록 전기는 통하기 힘들게 되어, 금속의 전기저항은 온도가 높을수록 증가하게 된다.

【금속의 결정】 금속의 결정 속에서 원자가 배열되는 형태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보편적인 것은 면심입방결정(面心立方結晶)·체심입방결정(體心立方結晶)·최밀육방결정(最密六方結晶)의 세 가지 형태이며, 이 밖의 것은 예외로 간주할 수 있다.

예로부터 우리가 사용해 온 금속은 면심입방결정인 경우가 많은데, 이 형태의 특색은 전성(展性) 및 연성(延性)이 뛰어나다는 점에 있다.
금·은·구리·납·알루미늄은 면심입방결정의 예이며, 이 가운데에서도 금은 전성 및 연성이 뛰어나서 1 g을 약 3,000 m의 금실로 뽑을 수 있고, 두께 100만분의 1 cm인 얇은 박(箔)으로 펼 수도 있다.

두 번째 형태인 체심입방 금속으로 오래전부터 알려진 것은 철뿐이지만, 철은 온도를 높여 900~1,400 ℃가 되면 면심입방으로 변하고, 1,400 ℃에서 다시 체심입방으로 환원하여 녹을 때까지 이 형태로 머물게 된다.
이와 같이 금속이 온도에 따라 결정형태를 바꾸는 것을 전이(轉移)라 한다. 텅스텐·몰리브덴·니켈·탄탈·바나듐 등도 체심입방결정이나, 전이함이 없이 녹을 때까지 이 상태로 있다.

체심입방결정인 금속도 가공성(加工性)은 좋으나, 탄소·수소·질소·산소와 같은 원자가 그 결정 속의 원자 사이에 들어가기 쉬우며, 일단 들어간 후에는 빼내기가 어렵다. 이와 같이 원자 사이의 틈에 들어가는 원소를 침입형 고용원소(侵入型固溶元素)라 하며, 이 침입형 고용원소가 틈에 들어가면 체심입방결정금속의 전성 및 연성은 크게 떨어지므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진공 속에서 녹이거나 가열해야 한다.

최밀육방결정의 금속으로는 아연·카드뮴·마그네슘·티탄·지르코늄·베릴륨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티탄·지르코늄·베릴륨은 전이가 있어서 특정온도 이상에서 체심입방결정으로 된다.

최밀육방결정의 전성 및 연성에 관해서는 크게 2개의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즉, 티탄·지르코늄은 면심입방결정에 비해 뒤지지 않으나, 아연·카드뮴·마그네슘·베릴륨은 그 전성 및 연성이 저온(低溫)에서는 나쁘나 어떤 온도 이상에서는 증가하게 된다. 결정고체는 그 결정 내의 어떤 면을 따라 층밀리기가 일어날 수 있으며, 이 층밀리기에 의하여 결정이 변형되므로, 층밀리기가 일어날 수 있는 면의 수가 많을수록 전성 및 연성이 좋아진다.

최밀육방결정에서 층밀리기가 일어날 수 있는 면은 육각기둥의 상하에 위치한 육각형의 면(밑면)과 기둥 주위의 직사각형의 면(기둥면)으로 되어 있으나, 그 수(數)에 있어 후자는 전자의 3배가 되므로, 이 면에 따라 층밀리기가 일어나는 티탄 및 지르코늄은 전성 및 연성이 뛰어나다.

마그네슘 등은 저온에서는 밑면 층밀리기밖에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전성 및 연성이 나쁘나, 230 ℃보다 높은 온도가 되면 기둥면에서도 층밀리기가 일어나므로 전성 및 연성이 좋아진다. 결정 속에서 배열되어 있는 원자 사이의 거리 및 간격은 금속의 종류에 따라 다른데 이를 격자상수(格子常數)라 한다.

규칙적으로 배열된 어떤 특정원소의 결정고체 속에 다른 원소가 녹아 들어가는 경우, 매우 작은 원자가 아니면 틈에 들어갈 수 없으므로, 배열된 원자 1개를 내쫓고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이 이미 배열된 원자를 내쫓고 대신 들어가는 것을 치환형 고용(置換型固溶)이라 하고, 위에서 말한 원자 사이에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것을 침입형 고용 또는 격자간형 고용이라 한다. 위에서 말한 체심입방결정 금속에서 산소 등의 예는 후자의 경우이고, 구리에 아연이 들어가서 생성되는 황동(黃銅:놋쇠)은 전자의 경우이다.

금속의 결정격자(結晶格子) 속에 다른 원소가 녹아 들어가면, 원래의 원소와는 다른 성질의 원소가 들어가는 것이므로, 그 결정 속의 원자의 배열이 흐트러지게 된다. 이 때문에 그 결정은 잘 미끄러지지 않게 되는데, 이것이 다른 원소가 들어가면 전성 및 연성이 줄어드는 이유이다.

【합금과 불순물】 금속 속에 다른 원소가 들어가 있을 경우, 그 원소가 들어가 있는 것이 유리한지 또는 불리한지에 따라 그 원소를 각각 합금원소 또는 불순물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원소를 의도적으로 가하였다면 그 원소를 합금원소라 하고, 다른 원소가 들어가 있지 않는 것이 좋으나 그 금속을 정련할 때 기술상의 문제로 자연히 들어가게 되며, 그 함유량을 허용량 이하로 제한해서 그 존재가 인정되고 있는 것이 불순물원소이다.

불순물원소의 제한량은 그 불순물이 미치는 해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공업용 금속에서는 해를 끼친다는 것이 명확한 몇 종의 불순물원소를 지정(指定)불순물이라 하며, 이들의 존재량을 분석에 의해 구해서 합한 값(%)을 100에서 빼어 얻은 값으로 그 금속의 순도(純度)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알루미늄의 경우는 철·규소·구리의 양을 합하여 100에서 빼며, 구리의 경우에는 납·비스무트·비소·철·황·안티몬의 합계량을 100에서 뺀다.
그러나 니켈 속의 코발트와 같이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은 불순물로 취급하지 않고, 니켈과 코발트의 합계량을 니켈의 순도로 한다. 원자력용인 경우에는 방사능이 강한 코발트 60이라는 동위원소(同位元素)가 되므로 니켈 속의 코발트의 함유량을 제한하고 있다.

특별한 용도의 재료에서는 엄격한 순도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반도체용의 게르마늄 또는 규소(실리콘)에서는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ppb라는 단위를 사용할 정도로 그 불순물을 제한하고 있다. 또 원자로용의 금속에서는 원자핵적(原子核的) 성질상 바람직하지 못한 원소가 존재해서는 안 되므로 100만분의 1을 나타내는 ppm이라는 단위로 제한하고 있다.

예를 들면, 금속 우라늄 속의 붕소는 0.2 ppm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한편, 금속은 공업적으로 제조되는 순도로 홑원소물질 그대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구리판 및 아연판이 그 예이며, 알루미늄도 보통 식기(食器)로 사용되는 것은 순도 99.0∼99.5 %의 홑원소물질이다.
이 경우에는 지정불순물로서 철 및 규소가 있으며, 용도에 따라 그 존재량이 다르다.

철의 경우 보통 철재(鐵材)라 하는 것은 철에 탄소가 들어 있는 합금으로, 알루미늄의 경우 철 및 규소에 상당하는 불순물원소로는 규소·망간·인·황이 있으며, 용도에 따라 이들 원소의 양이 가감되고 있다.

이렇게 양을 조절한다는 점에서 완전한 불순물이라 할 수 없으며, 합금원소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하다. 홑원소물질상태인 금속으로는 사용목적에 불충분한 경우가 많은데, 이 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다른 원소를 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의도적으로 가하는 원소의 종류에 따라, 그 금속이 각각 독특한 성질을 나타낼 경우 이 금속을 합금이라 한다. 합금 속에서 성분금속이 결합하고 있는 모양은 2종이 있는데, ① 단체를 이루고 있는 금속이 완전히 혼합되어 있는 공정(共晶:共融混合物이라고도 한다) ② 합금원소가 균일하게 결정 속에 녹아 있어서 치환형 또는 침입형으로 존재하는 고용체(固溶體)가 그것이다.

【금속의 역사】 역사적으로 보면, 자연계에 원소상태로 존재하는 금·은·구리는 옛날부터 인류에 의해 이용되었다. 금을 입수한 시기는 신석기시대로 알려져 있으며, 자연구리·자연은(自然銀) 및 운철(隕鐵)도 입수하였고, 나아가서는 납·주석 및 수은의 존재도 알게 되었다.

옛날부터 사용된 금속이 이들에만 한정된 것은, 지구상에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보다는 이들 금속을 홑원소물질로 쉽게 입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며, 그 중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금속은 철과 구리라 할 수 있다. 철은 체심입방결정으로 침입형 고용원소인 탄소가 함유된 채로 입수되었는데, 이 탄소의 존재로 철은 고온에서는 면심입방으로, 그리고 저온에서는 체심입방으로 상호 전이(轉移)가 가능하다.

즉, 고온으로 가열한 다음 저온으로 급랭(急冷)시킴으로써 전이가 일어나지 못하게 하여 매우 강한 철을 얻게 되었다. 이와 같이 탄소의 이용가치가 매우 높았으므로, 인류의 조상들은 탄소가 들어 있는 상태로 철을 이용하게 되었고, 탄소의 함유량을 조절해서 급랭시킴으로써 철을 충분히 강하게 하여 도구 및 날붙이를 제작하였다.

특히 탄소의 함유량이 1.5 % 이하이고, 급랭에 의해 제조된 철과 탄소의 합금을 강철이라 하는데, 이와 같이 제조된 강철은 인류가 사용하기에 충분한 강도를 지니고 있었으므로, 탄소만이 함유된 이른바 탄소강(炭素鋼)이 사용되었다.
근년에 와서는 무기제작에 더욱 강한 강철이 필요하게 되었으므로, 탄소 외에 니켈·크롬·망간·규소·몰리브덴 등을 가해서 합금강 또는 특수강을 제조하고 있다.

철은 값이 싼 금속이며, 강도가 충분하고 성형가공(成形加工)이 쉽지만, 최대의 결점은 부식성이 큰 데 있다. 이 문제는 스테인리스강(鋼)의 출현으로 해결되었다. 한편, 구리는 자연구리로도 존재하나, 광석으로부터 제련해도 면심입방결정이 되므로, 침입형 불순물원소는 들어가기 힘들다.

홑원소물질인 구리는 면심입방 특유의 전성 및 연성이 있으며, 이 밖에도 철과 같은 부식성이 없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유연성(柔軟性)이 결점이었으므로, 옛날부터 강화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구리에 주석이 들어 있는 합금은 매우 강하며, 그 강도가 주석의 양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므로, 인류는 그 당시 입수가 가능했던 7종의 금속 중에서 주석을 선택하여, 이것을 구리에 첨가해서 합금을 만들었다. 이 합금을 청동(靑銅)이라 하는데, 그 후 이것으로 대포를 주조하게 되었으므로 포금(砲金)이라고도 하였다. 이와 같이 구리에 주석을 배합해서 청동이라는 인류 최초의 합금을 만들었지만, 그 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며, 중국의 역사에서는 주(周)나라 때에 이미 주석의 %별로 청동을 6종으로 구분한 기록이 있다.
그 후에도 입수가 가능한 다른 원소를 가해서 구리의 합금을 제조하고자 시도하였는데, 로마 시대에는 아연을 가해서 황동(黃銅:놋쇠)을 제조하였다.

그 후 알루미늄이 공업용 재료로 출현함에 따라 이것을 가해서 알루미늄 청동이 제조된 것과 같이 여러 가지 합금이 제조되었으나, 가장 오래 된 구리의 합금인 청동이라는 이름이 구리합금의 대명사가 되었으며, 주석이 들어 있지 않아도 구리합금이라는 뜻에서 청동이라는 말을 붙여 쓰는 경우가 생기게 되었다.

위에서 말한 알루미늄 청동은 그와 같은 예이며, 구리와 알루미늄의 합금이지 주석은 함유되어 있지 않다. 알루미늄은 C.M.홀에 의해 발명된 전기분해에 의해서 공업용 재료가 되었으며, 두랄루민(Duralumin)이라 하는 구리 및 마그네슘을 가하여 만든 합금이 20세기 초에 발명되었는데, 강철과 같은 강도를 지니고 있으면서 무게는 3분의 1밖에 안 되기 때문에 비행기 발달의 원동력이 되었다.
비중이 작으면서도 강한 합금을 만들 수 있는 원소로는 알루미늄 외에 마그네슘을 들 수 있다.

이 밖에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는 티탄이 새로운 공업용 재료가 되었으며, 이 원소를 사용한 여러 가지 합금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티탄은 항공기 재료로서의 원래의 용도 외에도 스테인리스강(鋼)보다 뛰어난 내식성(耐蝕性)이 있으므로 화학공업에 널리 쓰이고 있다.

강도가 크고 가벼운 합금의 필요에 의해서, 최근에는 베릴륨이 쓰이게 되었다. 이 금속은 연성이 작은 것이 결점인데, 개량을 하면 앞으로 우주용 재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두랄루민이 왜 강해지는지에 관한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석출경화(析出硬化)라고 하는 경화법에 관한 지식이 축적되어, 다른 합금의 제조에도 이 경화법이 이용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것에 의해 구리합금이 획기적으로 강화되어 베릴륨구리·티탄구리·구리니켈·망간합금 등이 제조되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합금은 베릴륨구리이다.

새로운 공업인 원자력·전자공업·우주개발 등의 급속한 진전으로 지금까지 공업적으로 이용되지 않았던 금속원소가 쓰이게 되었다. 이들을 신금속(新金屬)이라 하는데, 전자공업에서는 게르마늄·실리콘·탄탈 등의 희토류금속(稀土類金屬), 원자력공업에서는 우라늄·토륨·지르코늄·하프늄·베릴륨·바나듐·니오브, 우주용으로는 티탄·베릴륨 등이 그 예이다.

이들 신금속들은 그 본래의 용도 이 외에도 티탄이 내식재료(耐蝕材料)로 쓰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르코늄·탄탈 등도 내식재료로 사용된다. 합금원소로는 구리합금에서의 베릴륨·티탄, 마그네슘합금에서의 토륨·지르코늄·희토류원소가, 그리고 니켈합금에서는 베릴륨이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