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지금부터 2천 년쯤 전의 일이다.
이집트 신관이 고안하고 알렉산드리아 기술자가 제작했다는 '성수자동판매기'가 그것이다.

고대 자판기의 원리를 살펴보자. 신전 참배자가 성수를 마시고 싶을 때 동전 5드라크마를 위쪽 구멍에다 넣으면, 지렛대는 동전에 의해 아래로 내려가고 반대쪽에 막혀 있던 성수관 마개는 위로 열리며 즉시 한 컵의 성수가 나오고, 돈의 무개로 돈이 떨어지면 마개는 도로 닫히게 되어 있다.(그림1-성수자동판매기)

고대의 자동 기계를 소개한 사람은 다름 아닌 증기터빈을 고안한 헤론이었다.
그는 그리스의 과학자로 기원전후경 알렉산드리아에 살고 있었는데 이런 고대 기계와 자신이 만든 기계를 한데 모아 [뉴매티카(newmatica)]라는 책에 실었다.
그 당시에는 '노예제 사회'였기 때문에 이들 기계는 일반 대중들을 위한 것이었다기 보다는 귀족들의 소일거리 또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데 있었다고 생각된다.

헤론은 '불'이나 '물', '공기', '추'와 같은 단순한 것을 기계의 동력으로 이용하였고, 수레바퀴와 도르래, 지렜대, 사이펀 등도 활용하였다. 열팽창 원리나 압축 공기를 이용한 당시 기계를 잘 관찰해 보면 그 교묘함에 입이 벌어진다.

특히 '풍차 오르간'이나 '열을 이용한 신주자동분배기', 지금의 측량용 트랜싯의 기원인 '측각기'와 '거리 측정기' 등은 당시 기계의 절묘함을 잘 보여 준다.(그림2-풍차오르간)

그렇다면 이들 기계는 실제로 작동하였을까?

1962년 일본에서는 헤론이 고안한 '자동문' 모형을 그대로 재현한 적이 있었는데 훌륭하게 작동하여, 그 모습이 TV에도 방영되었다.(그림3-자동문)

헤론의 시대는 실증 과학이 번성했던 알렉산드리아 시대로, 기계에 대한 관심이 매우 강렬했던 때이다. 기계가 탄생한 것은 바로 그런 시대적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