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과 대륙, 육지와 섬 등과 같이 바다를 사이에 두고 격리된 두 지점 사이의 통신을 위해 해저에 부설되는 케이블. 해저케이블은 해저에 부설되기 때문에 어업활동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선박의 닻이나 어구(漁具) 등에 의해 케이블이 손상되기 쉽고 해류나 파랑(波浪)에 의한 해풍사태, 해저면과의 마찰 등 자연현상에 의해서도 케이블이 손상되므로 이를 막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외장(外裝) 케이블을 사용한다.

해저케이블은 부설지역에 따라 천해용(淺海用)과 심해용(深海用)으로 나뉜다. 천해용은 해안부터 수심 약 500 m 지역에까지 펼쳐진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대륙붕 지역에 설치되는 케이블로 외장 케이블이 사용되며, 심해용은 어업활동이 활발하지 못하고 자연현상에 의한 피해가 비교적 적은 심해에 설치되므로 무외장(無外裝) 케이블의 사용이 가능하다.

1843년 영국의 M.패러데이가 우수한 절연성과 가공성으로 갖는 구타페르카(gutta-percha:GP)를 말레이시아의 나무유액에서 발견한 후 GP를 코팅한 해저케이블을 연구하면서 시작되었다. 1951년 영국의 J.브레트 형제가 도버해협을 횡단하여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해저케이블을 부설함으로써 해저 전신케이블의 시대가 개막되었다.

이후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까지 해저 전신케이블은 가장 효과적인 통신수단이 되었고 이 동안 약 50만 km의 해저케이블이 전세계에 부설되었다. 그러나 1895년 이탈리아의 G.마르코니가 무선통신에 성공한 이래로 1920년대의 장거리통신은 해저케이블에서 저주파·고주파 무선통신으로 바뀌어, 대양횡단 해저케이블은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고 24년의 대양횡단 케이블을 마지막으로 해저 전신케이블의 시대도 끝나게 되었다.

그 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각 국가간 활발한 문화교류와 무역활동이 재개되어 국제 통신서비스의 수요가 급증하였고 당시의 무선통신이 가지고 있던 몇 가지 단점과 사용 가능한 주파수 부족 등으로 인해 해저 전화케이블의 연구가 재개되었다.

56년 미국과 영국 간을 잇는 대서양 횡단 제1케이블(TAT-1)의 부설로 해저케이블통신은 활기를 되찾았으며, 이 TAT-1은 최초의 대양횡단 해저 동축(同軸)케이블로 이후 많은 해저 동축케이블이 대서양·태평양·지중해·남북미·유럽·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부설되었고 79년까지 부설된 주요 해저 동축케이블만도 약 22만 km, 제공되는 전송용량은 전화회선으로 환산해서 약 7만 5천 회선 정도에 달했다.

해저 동축케이블은 전세계의 수많은 구간에 아직도 운용중이지만, 급증하는 국제 통신량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고 컴퓨터와 결합한 디지털 통신방식이 도입됨에 따라 70년 미국의 코닝(Corning)사가 최초로 개발한 광섬유(光纖維)케이블을 육상케이블뿐만 아니라 해저케이블에 적용하려고 시도되었다.

89년 태평양 횡단 해저 광케이블망인 TPC-3/HAW-4의 개통을 시작으로 해저 광케이블의 시대가 열렸으며, 그 후 태평양·대서양·지중해 등지에서 경쟁적으로 해저 광케이블망이 새로이 건설되거나 수명이 다한 해저 동축케이블을 대체해 가고 있다. 한국 최초의 해저케이블은 80년 개통된 한·일간 해저 동축케이블 건설로서, 부산의 송정(松亭)과 일본의 하마다[浜田] 간 153 km 구간에 부설되었으며, 1조(組)의 동축케이블에 4 kHz 대역을 사용하여 2,700회선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현재까지 한·일간에 운용중에 있다.

그 후 90년 4월 최초의 해저 광케이블이 제주~고흥간의 144 km 구간에 건설되었고, 5월에는 한국과 홍콩, 일본을 연결하는 H-J-K라인을 구축하였다. H-J-K라인은 한국에서 건설한 최초의 국제해저 광케이블로 총길이가 4,570 km에 이른다. 88~90년에는 황해 도서간(인천~영종도 외 10개 지역)에 해저 광케이블을 부설하였고 무중계 방식의 울릉도~삼척(호산)간 해저 광케이블이 93년에 개통되었다.

해저케이블을 전송매체로 한 대륙간 통신이나 육지와 섬과의 통신등을 위한 시스템으로 일반적인 해저케이블 통신시스템은 해중설비(海中設備), 육상부(陸上部) 설비, 육양국(陸揚局) 설비로 구성된다.

해중설비에는 신호를 전달하는 해저케이블과 감쇠(減衰)·왜곡된 신호를 재생하여 전송하는 해저중계기(海底中繼機) 등이 있고, 육상 설비로는 육상케이블과 해안 접속시설, 접지시설이 있으며, 육양국의 설비로는 전송단국장치(電送端局裝置), 해중설비(중계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급전장치(給電裝置)와 전송상태를 감시·조정하는 감시 및 유지보수장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