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제조하는 공업.
넓은 뜻에서는 보통 4륜차 외에 3륜 및 2륜 자동차 제조업도 포함한다. 자동차의 제조공정은 기관·차체, 기타의 부품을 제조하는 단계와 이들을 종합하여 완성차로 만드는 단계로 크게 구별된다. 자동차 공업계는 기관·차체 등 주요부품의 제조 및 완성차를 조립하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주로 각종 부품을 제조하는 부품제조업체로 구분된다.

현대의 자동차는 어느 형식이든 수천 개의 부품으로 되어 있고, 자동차 부품공업의 규모도 크다. 또 기관을 설치한 섀시(chassis)를 구입하여 차체를 장착하여 특수차를 제조하는 제조회사도 있다. 또 부품제조업체 중에는 비교적 규모가 큰 전문업체가 있는가 하면, 다수의 영세업체도 있다.

자동차 공업은 부품제조부문을 포함하여 다수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강재(鋼材) 등 각종 금속재료·고무·유리, 기타의 원자재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산업이며, 그 성쇠는 국민경제 전반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역사】 자동차공업은 19세기 말 실용적인 자동차가 출현하면서 시작되나,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대량생산을 개시한 것은 1908년 미국 T형 포드가 등장하면서 비롯된다. 초기에는 유럽이 선구적 입장에 있었으나, 상업적 생산에서는 미국이 다른 여러 나라를 훨씬 앞서 있다. 이것은 미국의 국토가 광대하기 때문에 강력한 수송수단에 대한 수요가 강하여 마차를 대신하는 것으로서 자동차의 보급이 급속히 진행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나, 한편 일손이 부족하여 임금이 유럽보다 비싸고, 대중의 구매력이 컸기 때문이다.

처음 자동차는 고가(高價)의 사치품이었으나, 포드가 일괄처리작업에 의한 대량생산으로 단일 차종의 것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자동차의 대중화의 길이 열렸다. 13년(제1차 세계대전 직전)에 이미 미국은 자동차의 생산이 연간 48만 5000대(당시 영국은 3만 4000대)에 달하였으며, 포드 1개 회사만으로도 연간 10만 대 이상을 생산하고 있었다.

한편, T형 포드가 등장한 1908년 W.C.듀랜트가 설립한 제너럴모터스사(社)는 20여 개의 자동차 제조회사를 통합하고 13년에는 T형 포드에 대항할 대중차 시보레(Chevrolet)를 발매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 후, 특히 20년대는 미국 경제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자동차공업도 급속한 성장을 보여 29년 연산 533만 7000대 생산, 같은 해의 미국의 자동차 보유대수는 약 2,600만 대로 4.5인에 1대의 비율로 보급되었다.

그러나 그 후 대불황으로 생산이 격감되었고, 또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미국의 자동차 생산은 일진 일퇴를 계속하면서, 사업으로서는 이미 성숙기에 들어섰다. 유럽의 자동차 공업은 미국보다 훨씬 늦어 30년대 들어서서 겨우 대중에 보급되기 시작하였으나, 제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되고, 대전 후에 본격적인 발전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한국의 자동차 공업】 한국에는 현대·대우·기아·아세아·쌍용 등 5개 자동차회사가 있고, 특장차만 생산하는 진도(進道)가 있다. 자동차공업은 2만 여 점의 부품의 조립으로 이루어지는 종합기계산업이며, 생산·판매·유통·이용 등에 걸쳐 산업연관 효과가 크고, 노동집약적이면서도 기술집약적인 대량 생산품으로 국민경제에 미치는 비중이 큰 산업이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1986년 북아메리카 시장에의 본격적인 수출을 계기로 세계 자동차시장에서의 역할을 늘려 나가고 있으며, 안으로는 기계·금속·전자 등 관련산업을 주도하는 업종으로 위치를 굳혀 가고 있다. 자동차공업은 62년 이전까지만 해도 미군(美軍) 중고차의 개량 및 수선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시작되면서 일본의 닛산과 기술을 제휴하여 ‘새나라’ 자동차를 조립생산하게 되었고, 국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포드자동차회사·피아트사·제너럴모터스사 등 세계 굴지의 자동차생산업체와 기술을 제휴하여, 단순조립생산에서 벗어나 부품의 국산화에 주력하는 한편, 수출산업으로 발전하였다.

84년 북아메리카 시장의 수요에 힘입어 88년까지 연평균 44 %의 성장률을 가져왔으며, 연간 108만 3000여 대를 생산, 53만 4800여 대를 수출하였고, 그 중 83 % 를 차지하는 44만 2500여 대를 미국시장에 내놓게 되었다. 90년대에 들어와서 자동차 제조회사의 신차종 출하, 판매조건 완화 및 생산설비 확장 노력과 수요면에서 자동차 대중화의 지속적 확산, 수출면에서의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에 의한 수출의 폭발적 증가 등으로 203만 대를 기록했다.

이로써 88년 생산 100만 대를 돌파한 이래 5년만에 200만 대 생산을 돌파해 연평균 13.7 %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나라별 생산규모면에서도 92년 7위에서 93년 제6위 생산국가로 부상하게 되었다. 93년도 자동차 수출은 해외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제고되고 적극적인 시장다변화 노력,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과 시장개방에 따른 수요증대, 상용차를 포함한 수출차종 다양화, KD(녹다운) 수출의 확대, 적극적인 해외마케팅 활동 등에 힘입어 62만 대를 기록, 역대 최고기록인 88년의 58만 대를 갱신했다.

지역별로는 북아메리카 시장이 미국산 차와의 품질 및 가격경쟁력에 뒤지고, 일본차의 현지생산 증대, 한국의 대미 주문자생산방식(OEM) 수출의 중단과 현지 마케팅 능력 부족 등의 요인으로 감소하였으나 기타지역은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으로 급속한 수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유럽지역 30 %, 아시아지역 73 %, 중동 120 %, 중남아메리카 90 % 등의 현격한 수출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기존의 주력시장이던 북아메리카시장의 수출 비중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으며, 서양 선진국을 제외한 기타 수출시장의 비중이 92년도 40 %에서 93년에는 53 %로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수출대상 국가도 총 175개국에 이르며, 이중 1,000대 이상 수출하는 국가만도 56개국에 달한다.

그러나 자동차산업이 90년대에도 80년대와 같이 우리의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소형중형차 중심의 저가격차 생산을 지양하고 국내 독자기술개발 능력을 대폭 증대시켜 독자모델의 자동차개발을 가속화시킴으로써 자동차의 가격·품질·기술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될 시기에 있다. 생산기술면에서는 조립·도장 기술은 선진국과 비슷하나, 주단조(鑄鍛造)·열처리·금형·정밀가공·표면처리는 중간수준에 있다.

【자동차 공업과 경쟁】 자동차공업은 각국이 모두 독과점적인 시장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그 원인은 첫째, 대량생산으로 이익이 커서 작은 기업에서는 가격경쟁을 할 수 없고, 둘째, 판매조직이나 홍보·할부신용판매 등에 거액의 자본을 필요로 하며, 셋째, 기존의 유명회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제품 차별)이 있어 신규 참여가 어려운 것 등이다. 이 때문에 특히, 미국 등에서는 자동차공업에서의 경쟁이 매우 제한되어, 가격의 인하나 설계개선 등이 그다지 행하여지지 않는 면이 있었다.

과거 포드사는 자동차의 대중화를 기하기 위해 염가의 T형 차종만을 대량생산하고 여러 해에 걸쳐 모델 개발을 않는 정책을 폈으나, 고객층이 다양해짐에 따라 그 방법에 싫증을 느껴 제너럴모터스사(社)식의 많은 차종으로 구색을 맞추는 방식을 택하여 성공하였다. 이와 함께 수요포화를 타개한다는 명목으로 해마다 모델을 바꾸어 구매의욕을 자극시켜 ‘계획적인 낭비화’ 정책을 펴는 경향이 되었다. 이것은 사회적으로는 대규모적인 낭비의 계획화라 할 수 있으므로, 자동차공업의 하나의 문제라 하겠다.

이러한 판매전략에 따라 미국의 자동차 제조회사는 점점 고가의 대형차만을 생산하는 경향을 보였으므로, 이러한 정책은 반드시 미국내 대중의 자동차 수요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없다. 그것은 그간의 연료가격의 앙등을 고려에 넣은, 유럽이나 일본의 소형 승용차가 미국 시장으로 뻗어나간 사실로 설명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