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선로를 다중(多重)으로 이용하는 통신방식. 전신·전화·영상 등의 신호 본래의 주파수대역을 별도의 고주파대역으로 변조·전송하고, 수신측에서 원래의 통신신호로 복조함으로써, 신호전달을 행하는 통신방식을 말한다.

무선통신에서는 고주파전파(반송파), 유선통신에서는 전송선로를 흐르는 고주파전류(반송전류)를 사용하는데, 이들 주파수는 보통 전송해야 할 신호의 10배 이상의 고주파가 쓰인다. 이와 같이 신호를 임의의 높은 주파수대역으로 이행하고, 또 본래의 것으로 분리 복귀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유선로(有線路) 또는 무선전파를 가지고 다수(多數)의 통신을 동시에 행할 수 있게 된다(반송다중통신). 반송통신은 반송전신과 반송전화로 대별되며, FM 방송의 입체방송도 다중화의 일종이다.

【반송전신】 전신신호를 교류전기신호로 변환하여 통신하는 방식이다. 보통 통신은 직류전기를 단속(斷續)하는 펄스신호를 쓰지만, 이것을 교류전기신호의 단속으로 변환한 것으로, 이 방법에 의하면 통신로가 직류를 통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간단해지는 것 외에 다중통신이나 반송전화를 할 수 있게 된다.

【반송전화】 전화의 음성신호를 변조하여 다중통신을 행하는 방식의 하나이다. 초기에는 간단히 전화기와 전화기를 한 쌍의 전선으로 접속하여 통화하여 오다가, 장거리 통신에서는 케이블을 접속하고, 도중에 증폭기를 삽입함으로써 1930년대까지 통신을 유지해 왔다.

한편 그 동안에 진공관과 그것을 이용한 회로, 여파기(濾波器:필터) 등이 발명되고, 이것에 의하여 가공(架空)의 나선(裸線)을 전송로로 하여 전화의 음성신호를 진폭변조하여 복합시킨 3회선다중화(三回線多重化)의 단거리 반송전화가 1925년에 미국에서 실용화되었다.

케이블에 의한 반송전화는 32년 일본의 마쓰마에 시게요시[松前重義] 등에 의하여 무부하(無負荷) 케이블로 제창되고, 실용화되어 장거리의 다중통신이 시작되었다. 원리는 전화의 음성신호를 반송파라고 하는 고주파전류에 의하여 진폭변조 또는 주파수변조하고, 다중화를 위하여 각 전화의 통화[回線]마다 주파수가 상이(相異)한 반송파를 사용하여 변조파의 주파수 성분이 중복되지 않도록, 예컨대 여파기에 의하여 분리·결합이 용이하도록 한다. 그 다음 여파기를 써서 한 전송로에 각 통화를 결합한다.

전송로에는 도중에 중계기(中繼器:증폭기 등)를 삽입하고, 전송로에 의한 통화신호의 감쇠와 일그러짐을 보상한다. 수신측에서는 여파기를 사용하여 통화마다 분리하고, 반송파를 써서 복조하여 다시 원래의 음성신호를 인출(引出)한다. 전송로로서는, 나선·평형케이블·동축케이블·해저동축케이블 등 유선 외에 무선도 쓰이며, VHF(초단파)나 마이크로파가 사용된다.

반송전화는 다중화되어 전송로의 경비를 경감하고, 동시에 일그러짐 및 잡음이 매우 적은 양질의 통화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에서는 4.4 mm 세심동축케이블을 사용한 통화로수 960 ch인 P-4 M 방식과 통화로수 2,700 ch인 P-12 M 방식을 사용하고, 또 9.4 mm 표준동축케이블을 사용한, 통화로수 2,700 ch인 C-12 M 방식과 통화로수 10,800 ch인 C-60 M 방식을 사용한다.

국제전신전화 고문위원회(CCITT)가 규격을 정하고, 반송전화의 효율화를 촉구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다중화되고, 최고 반송주파수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품에서도 진공관 대신 트랜지스터가 등장함에 따라, 장치가 점점 소형화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반송전화는 결합·분리 등에 다량의 여파기를 쓰고 있으나 여파기를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 방식으로서 시분할다중(時分割多重)의 펄스통신이 근래에 많이 보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