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이용할 목적으로 재배하는 식물.
원래 야생상태에서 자생하였으나 어떤 용도에 이용하기 위해 사람이 만들어 주는 특수한 환경에 잘 순화되고 사람이 필요로 하는 부분은 잘 발달된 반면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퇴화되어 원래의 형태와는 현저하게 달라졌으며, 사람의 보호관리하에 큰 군락을 이루고 생육하면서 인류와 공생관계에 있는 식물이라 할 수 있다.

작물을 넓은 뜻으로 다룰 때는 농장(農場)에서 재배되는 식물뿐만 아니라, 산림식물이나 온실의 관상식물(觀賞植物)까지도 포함하게 되나, 산림식물이나 온실의 관상식물은 발달정도·재배방식, 이용분야에 있어서 그 면모에 다른 점이 많으므로 이들은 보통 작물에서 분리하여 별개의 분야로 취급되고 있다.
따라서, 작물이라고 하면 식용작물(食用作物)·공예작물(工藝作物)·사료작물(飼料作物)·비료작물(肥料作物)·원예작물(園藝作物)만을 지칭하는 것이 보통이다.

작물은 그 종류에 따라 각각 그 내력이 다르나 서로 다른 시대에 서로 다른 장소에서 야생하던 것이 인간의 이용 목적에 긴요한 순위로 작물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그 재배시기와 장소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나 주요 작물, 특히 곡류(穀類)의 경우에는 재배의 기원이 매우 오래 되어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물의 재배기원을 알아내는 유력한 방법으로는 그 작물들의 야생종이 분포하는 지역을 찾아내고 거기에 고고학(古考學)·역사학·언어학 등이 알려주는 사실들과 전설 등을 참고로 하여 각 작물들의 발생지와 재배 기원 또는 내력을 밝히고 있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작물의 종류는 약 3,000종에 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식용에 이용되는 작물의 수는 종자식물에서 1,070종, 은화식물(隱花植物)에서 5∼6종이며, 그 중 특히 중요한 작물은 약 300종이라고 한다.

분류 방법에는 주로 작물의 형태상의 특징을 중심으로 속명(屬名)과 종명(種名)을 겸해서 쓰는 이명법(二名法)이 쓰인다.
이 명명법(命名法)은 스웨덴의 식물학자인 C.린네에 의해 설정된 것이다.

현재 작물에는 이명법에 따라 각기 고유한 종·속명이 붙어 있지만 이런 체계에 따라 작물을 구분하면 불합리한 경우가 많다. 이것은 같은 속이나 종에 속하는 작물일지라도 그 용도와 특성이 현저하게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작물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동일속(屬)에 붙는 여러 개의 종(種)이 동일 목적으로 재배되는 경우에는 그들을 모두 같은 작물명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즉, Triticum vulgare, T. durum, T.turgidum, T. polonicum 등은 모두 ‘밀’로 불리는 경우이다.

그러나 같은 속 또는 종이라 할지라도 이용이나 취급에 차이가 있으면 다른 작물명으로 불리는 경우가 있는데 겉보리와 쌀보리는 다같이 Hordeum vulgare이면서도 따로 취급되며, 반대로 속이나 종이 다르면서도 같은 작물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이 식물학적 분류는 주로 형태·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계통적이며 자연적이고 또 생산물의 용도를 기준으로 한 실용적인 것이 되기도 한다.

작물학상의 종류는 이것이 분류학상의 종에 해당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동일종 내의 각 개체의 형질(形質)들이 극히 비슷한 반면에 다른 형질도 많이 섞여 있으며 또한 유전자의 조성(組成)에 같은 점이 많은 데 대해 또한 다른 점도 많으므로 작물 분류의 최종 단계로서는 유전자의 조성이 같은 최종적인 개체의 집단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구분한 개체의 집단을 작물의 품종(品種)이라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품종 내의 개체군이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해야 하겠지만 실제에 있어서 품종 내의 여러 개체들에는 여러 가지 유전적 변이가 조금씩이라도 끊임없이 생기고 있으며, 이형주도태(異型株淘汰)에 힘쓴다고 하더라도 미세한 변이형까지 완전히 가려낸다는 것은 실제로 어렵다. 그러나 다소의 변이형이 섞여 있다 하더라도 이것이 실용적으로 별 지장이 없는 한 품종으로 취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