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적으로 기술이란, 과학적 원리를 실생활에 적용시켜 자연의 사물, 즉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을 인간에게 유용한 형태로 변화시키거나 가공하는 능력, 수단과 방법, 활동 등을 의미한다.
즉,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거나 또는 성취하는 방법을 말하며, 보다 넓은 의미로는 인간의 욕구나 욕망에 적합하도록 주어진 대상을 변화시키는 모든 인간적 행위를 말한다.

기술이란 말은 그리스어(語) ‘테크네(techne)’에 유래되는 유럽계 언어의 번역어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어원적(語源的)으로는 예술·의술 등도 포함하나 오늘날은 주로 생산기술의 뜻으로 사용된다. 즉, 보통 물적 재화(物的財貨)를 생산하는 생산기술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의 기술은 자연의 생성(生成)이나 인간의 생산적 사고 등과는 구별된다. 이러한 의미로서의 기술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고찰한 최초의 철학자는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로서, 그는 인간정신의 진리를 파악하는 한 방법으로 테크네를 프로네시스[思慮]·에피스테메[認識]·소피아[知慧]·누스[理性]와 같은 선상에 놓고 그 이동(異同)을 논하여, 테크네를 외적인 것의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프래크시스[製作]라고 정의하였다.

이 정의는 고대·중세를 거쳐 산업혁명 시대까지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산업혁명에 의한 기계문명의 출현으로 기술의 새로운 정의가 요구됨에 따라 기술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흔히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가령 영어의 테크닉이나 테크놀러지도 반드시 엄밀하게 구별되어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기술의 개념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를 주로 논하는 학문분야를 기술론이라고 한다.

현재 유력한 설은 다음의 2가지이다. 그 하나는 의식적용설(意識適用說)인데, 인간의 생산적 행위에 객관적 법칙을 의식적으로 적용하는 것, 즉 과학의 응용이라는 설이며, 인간행동의 목적의식성과 합법칙성을 지적하고 인간행동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설이라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수단체계설(手段體系說)이며, 인간의 생활활동에 있어서의 노동수단과 그 체계를 기술이라고 보는 설이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기술을 ‘어떤 사회적 체계 내에서 발전하는 노동수단’ 또는 ‘자연에 관한 인식에 의지하여 인간에 의해 창조되는 노동수단의 총체’ 등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한편, 기술은 언제부터 발생하여 어떻게 발달하여 왔는가에 대해 오늘날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B.프랭클린은 인간을 ‘도구의 창조자’라고 하면서 기술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와 같이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와 같은 기술발달의 역사적 법칙을 구명하는 학문을 기술사(技術史)라고 한다.

【역사】 기술의 역사는 이익을 추구하여 물질적 환경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기나긴 고난에 찬 노력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동물이 이루지 못하는 이 일을 인간은 2개의 방법으로 이룩하였다. 그 하나는 도구를 사용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물질과 에너지에 이성(理性)을 응용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기술의 진보는 수천 년에 걸친 시행착오, 즉 경험을 통한 진보에 의해서 오늘날의 경이적인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기술학(技術學)이 응용과학이 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가 거의 끝날 무렵이었으며, 이어서 19·20세기에 이르러 본격적인 개화기(開花期)를 맞게 되었다. 인간사회의 형태와 그 사회가 창출해 내는 기술과의 사이에는 항상 밀접한 상호작용이 존재하였다. 하나의 문화에 있어서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조직은 물론, 종교적 조직까지도 기술자가 직면하는 과제나 목표의 종류 및 그가 종사하는 일의 중요성과 그 규모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 기술은 그 발생지의 지리적 조건이나 공사에 사용되는 재료에도 영향을 받아 왔다. 18세기까지 모든 문화에 있어서의 기술은 수공업적 숙련·인내, 많은 노고, 괄목할 재능 등의 기초 위에 구축되어 왔다. 이와 같은 사회는 장인사회(匠人社會)라고 할 수 있다.

18세기 이래로 인류의 기술은 기계·동력·정밀기구·철의 이용법을 발전시켜, 이미 근본적으로 큰 변화를 이루어 가던 사회 속에서 과학을 새로운 위치로 끌어올리게 되었다. 이 새로운 생존양식을 ‘공업사회’라고 한다. 기술사는 한마디로 막대와 돌을 손에 잡은 최초의 인간에서부터 생산과 파괴의 수단을 지배하는 현대인에 이르기까지 도구를 사용하고 이성을 가진 동물로서의 인간발달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기술의 기원】 선사인류학(先史人類學)의 급속한 발전으로 직립보행(直立步行)과 도구의 창조가 인간으로의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는 설이 유력해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의 화석의 발굴, 연대측정법의 발달 등으로, 인류의 조상은 약 200만 년 전 손으로 최초의 도구를 만든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구석기시대-타제석기(뗀석기)>
유사 이전의 인간의 물질적 욕망은 문명인같이 복잡하지 않았으며, 이익을 추구하여 물질적 환경을 지배하는 데도 훨씬 단순한 도구를 필요로 하였다. 즉, 나무·돌·가죽·뼈·점토, 훨씬 뒤에 와서 금속도 도구로 이용되었다. 지금도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도구는 석기(石器)인데 구석기시대라는 명칭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나무나 뼈, 그 밖의 도구도 사용되었다. 불을 사용한 흔적은 가장 오래된 인류의 유적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석기시대의 가장 중요한 기술적 공헌은 도구의 개발이다. 약 10만 년 전까지 인류는 석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구석기인은 낚싯바늘·실 등으로 물고기를 잡고 덫·투창·궁시(弓矢)를 사용하며 손이 닿는 범위를 넓혀 채집생활에서 수렵생활로 이행하였으며, 야수(野獸)의 가축화와 원시적 목축으로의 이행을 가져왔다. 이와 같은 기술적 발달에 따라 사회적·문화적으로도 진보되었다.

〈신석기시대-마제석기(간석기)〉
BC 1만 년경 신석기시대라고 하는 일련의 기술적·사회적 변화가 세계의 각지에서 발생하였다. 이 문화는 구석기 문화에 비하면 매우 풍부하였다. 신구(新舊) 양 석기시대의 기본적인 차이는 목축(牧畜)과 농경(農耕)의 발달이다. 양·염소·소·돼지를 식용으로 기르고 농경·어로(漁撈)·수렵이나 야생의 종자·과일의 채취도 행하게 되었다.

신석기인은 야생의 종자를 심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이어서 재배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로써 적은 노동으로 큰 소득을 얻게 되었다. 또 관개(灌漑)의 이점도 알고, 밀·쌀·조·옥수수·감자·호박 등이 농경에 적합함을 알게 되었다. 식량이 풍부하여짐에 따라 인구도 증가하여 취락(聚落)의 규모도 커지게 되었다. 실을 꼬아 천을 짜는 것도, 점토를 구워서 토기(土器)를 만드는 것도 이 시기에 시작되었다.

〈청동기시대〉
BC 4000년경 근동(近東)에서 시작된 청동기시대(靑銅器時代)는 실속 있는 발명과 발견으로 인류의 생활을 한층 풍부하게 하였다. 이러한 발전의 구체적인 내용은 구리와 청동을 비롯한 금속의 채광·정련·주조를 우선 들 수 있고, 관개가 행하여지고 범주(帆舟)·수레가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벽돌과 돌의 건축, 대토목공사, 계산과 측량, 도기(陶器)의 제조 등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주조·환원·합금이라는 야금술(冶金術)은 농업이나 목축은 물론이거니와 도기·직물·배를 만드는 데 비해서도 훨씬 어려운 기술적인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야금이나 채광에 종사하는 사람은 초기 단계부터 특수한 지위를 차지하였으며, 일반 민중과는 달리 특별대우를 받았다. 말하자면 그들은 최초의 기술자라고 말하여야 할 사람들이며, 그 기능은 청동기시대의 문명에 크게 공헌하였다.

또한 이 시대에 위대한 발명품, 즉 차륜(車輪)이 고안되었다. 또한 농업을 기초로 하는 사회로부터 무역과 공예품 제조를 기초로 하는 사회구조로 바뀌는 변화가 진행되었다. 인류의 생활에 있어서의 이 기술적·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근본적 변화는 바로 도시혁명을 형성하는 것이었다. 문명을 실현시킨 것은 부(富)의 축적, 기술적 지식의 진보, 공예기능의 전문화, 교역의 확대이며, 이것이 티그리스·유프라테스·나일 등의 대하천 문명시대에 있었던 대규모 공사의 기초가 되었다.

【고대의 기술】-> 철기 시대
신석기시대에는 생산력은 그것에 선행하는 시대에 비하여 크게 발전하였으나 아직 과학을 탄생시키지는 못하였다. 이에 이어지는 청동기시대에도 과학을 발생시키지는 못하였다. 개별적·기술적인 인식에서 학문적·보편적인 인식으로의 전진이 보이는 것은 철기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이다. 고대 문화의 2대 산맥은 헬레니즘 문화와 로마 문화를 들 수 있는데, 기술의 발달에서도 이들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초기의 그리스 기술에서 이미 철기(鐵器)의 사용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특히 BC 300~AD 300년경까지 알렉산드리아시(市)를 중심으로 발달한 헬레니즘 사회는 기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시대의 기술자들은 특히 그 재능을 정밀기기의 발명에서 발휘하였다.

헬레니즘 시대의 기술자의 이론과 실용화한 기계에 관한 연구나 운동의 제어(制御)에 대한 관심은 중요한 것으로서, 수세기에 걸쳐 유용한 기본원리를 창출하였다. 그리고 그 기본원리는 5개의 간단한 기계, 즉 지렛대, 차륜과 차축(車軸), 도르래·쐐기·나사의 기계적 이점에 관한 이론과 유체정역학(流體靜力學)의 초보적인 원리를 결합시킨 것이었다. 또한 알렉산드리아의 기술자들은 나사·차륜·캠·래칫휠·도르래·기어와 같은 초보적 연동체(連動體)의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 후에 일어난 축력(畜力)이나 인력 이외의 힘의 개발은 새로운 원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사의 규모의 변화에 의해서 생긴 것이다. 인간과 인간의 수도구(手道具)에 의한 기술문화로부터 가축과 기계를 이용하는 문화로의 이행을 가능하게 한 점에서 알렉산드리아 시대는 기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대였으며, 그 기술적 성과는 서유럽 사회의 중세기에 완성된 기술혁명의 싹이 되었다.

로마 문화에서 기술적으로 특기할 만한 것은 건축과 토목기술의 발전이다. 이 중 가장 큰 기술적인 공적은, 아치의 발전, 건축물의 응력(應力)의 내부적 균형, 벽돌과 콘크리트 구조의 발달, 도로망, 수로교(水路橋)를 들 수 있다. 그 밖의 공헌으로는 큰 목적 달성을 위한 조직력과 노동력의 조직적 활용, 기술에 관한 경험적 지식의 광범위한 축적, 고도의 다듬질기술 및 구조물의 안정성과 내구성을 이룩한 기술 등을 들 수 있다.

【중세의 기술】
4~14세기에는 많은 기술진보가 있었다. 기술사적으로 보면, 이 시대를 암흑시대라고 보는 견해는 옳지 않다. 이 시기에 유럽에는 견직물의 직기(織機), 주철·화약·종이와 각종 인쇄방법, 범선(帆船)의 이물·고물[船首船尾]의 범장(帆裝) 등의 많은 제법과 장치가 유입되었다. 이는 이슬람권 및 비잔틴 제국과의 교역으로 인도나 중국과의 접촉에 기인한다. 중세기의 기술에서 특히 농업기술의 발달은 개량마구(改良馬具)와 제철(蹄鐵)의 발명에 의한 농경마(農耕馬)의 견인력 향상에 힘입은 바 크다.

또한 중세에 와서 풍력(風力)과 수력(水力)의 도입은 인간의 노력을 많이 경감시켰다. 이들 동력원은 차륜과 동력의 전달기구를 통하여 이용되고, 동력에 있어서의 힘-시간-거리의 관계가 변경되었다. 동력·차륜 및 흔히 기어에 의한 전동장치의 결합의 예로는 제분기를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제분기로는 먼저 수차(水車)가 발달하였고, 이어 기어가 달린 풍차(風車)도 널리 사용되었다. 중세 말기에 풍차와 수차는 근대 원동기의 기본적 특성을 갖추게 되었다.

또 다양한 용도가 발견되고 특수한 동력의 전달에 새로운 장치나 기구가 요구되었다. 그 중에는 캠·태핏·양묘기(揚錨機)·톱니바퀴·크랭크·용수철·플라이휠 등이 포함되어 있다. 1344년 최초의 기계시계가 이탈리아에서 발명되었다. 이것은 분동(分銅)이 낙하하는 것을 동력원으로 하고 탈진기와 플라이휠을 사용하여 이 분동의 낙하를 조정함으로써 기어가 그 운동을 시간표시에 전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계시계의 발명은 그 후 기계의 발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유럽 기술의 개화】
중세 이후 유럽인은 자연을, 에너지와 물질의 거대한 복합체이며 인간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였다. 유럽에는 로마시대에 비롯된 기술의 축적과 지속적인 발달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15~17세기 초에 걸친 이탈리아의 건축기술, 독일의 야금술과 인쇄술, 네덜란드의 건설기술 등에서 엿볼 수 있는 우수한 발명이나 성과는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1458년에 완성된 베레구알드 운하는 길이 15 km이며 갑문시설(閘門施設)을 완전히 갖춘 최초의 운하로서 토목기술상 특기할 만한 것이다.

운하시설의 완성으로 상공업이 왕성해지고, 생산기술이 개량되어 양산기술(量産技術)이 도입되었다. 이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공학적 업적은 실로 다양하다. 그가 특히 관심을 가진 것은 메커니즘과 군사공학이었다. 그가 취한 가장 중요한 방법은 기계의 총체적 연구와 메커니즘의 연구를 분리시킨 것이다. 그 이전의 기술자에게는 메커니즘의 일반적인 개념이 결여되어 있었다. 그는 또한 여러 가지 자동기계에도 관심을 가졌다.

이 당시 독일에서는 야금술이 발달하여 새로이 발명된 용리법(熔離法)에 의해서 은(銀)이 동광으로부터 추출되었고, 주조술에 서는 16세기까지 놋쇠와 청동이 실용화되고 있었다. 16세기의 야금 분야에서 시금법(試金法)은 괄목할 만한 것이다. 복잡한 시금기술에는 특수한 노(爐)·기구·분동·천칭(天秤)·용제 등을 사용하였다.

시금의 경제적 중요성과 세련된 기술적 방법은 뒤에 과학자가 가설과 법칙화의 근거를 삼은 실제적 지식과 정확한 수량 데이터를 남겼다. 한편, 인쇄의 발명은 지식의 보급, 특히 기술적 지식의 보급에 획기적인 영향을 끼쳤다. 인쇄의 기술적인 가능성의 전망이 확실해지자 개선과 정교화가 급속히 진전되었다. 인쇄기의 발명은 비용절감은 물론, 정확성과 다듬질의 아름다움을 추구하여 손작업을 기계장치로 대체한 최초의 일례로서 흥미있는 것이며, 또한 표준화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최초의 예이기도 하다.

조판이 자유로운 활자인쇄는 단순한 발명이 아니라 예로부터의 수많은 발명의 집약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금속활자를 세계 최초로 사용하였지만, 15세기 유럽 최초의 활자는 주석을 주성분으로 한 합금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17세기에는 납을 주체로 한 합금이 대부분이었다. 1418년에 이미 목판인쇄가 알려져 있었고, 40년경 문면(文面)과 삽화가 들어간 목판인쇄에 의한 책이 출판되었다.

【작업기계의 보급】
도구로부터 기계로의 이행(移行)의 결정적 시기는 영국의 산업혁명이다. 천연섬유의 방직작업은 인류의 오랜 바램으로 다수의 노동을 요하는 과정이었다. 방사(紡絲)에 플라이어를 사용하고 직물에 셔틀(shuttle) 투척을 용이하게 하려는 시도는 16세기경부터 있었으나 방직작업을 수공업으로부터 해방시킨 기계의 내부구조(기구)에 과거의 발명을 종합하여 실현시킨 것은 18세기 후반이다. 즉, 도구를 사용하여 생산을 행하는 단순작업이나 매뉴팩처의 한계를 탈피하고 노동생산성을 급속하게 발전시킨 것은 작업기계의 발명과 보급이었다.

방직작업의 기계화는 동력기계와의 결합이 필수적이다. 이미 수차는 채광(採鑛)·야금·제재·기름짜기 등에 널리 사용되어 그 치수나 출력이 증대하였으며, 동력의 전달기구에도 많은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수차는 산업혁명의 원동력은 될 수 없었다. 방직기를 비롯하여 각종의 작업기에 결합시켜 동력을 공급한 최초의 만능적 원동기는 증기기관이다.

광산 배수용(鑛山排水用)의 증기 펌프였던 뉴커먼 기관을 개량하여, 1784년에 비로소 대공업의 만능 원동기인 J.와트의 증기기관이 만들어졌다. 증기기관은 계속 개량되어 활용범위가 넓어졌고 고효율의 원동기로 발전하여, 1830년대 이후부터는 육상과 해상의 강력한 수송수단인 기차와 기선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여 인류생활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하였다. 이와 같이 하여 원동기가 같은 종류, 또는 다른 종류의 몇 개의 기계를 움직이는 기계의 협업(協業)이 이루어졌다. 동종(同種)의 기계의 단순협업과는 달리 이종(異種)의 기계의 협업을 기계체계라고 한다.

1797년 기계체계가 발달됨에 따라 기계를 제작하기 위한 작업기, 즉 공작기계가 출현하였다. 와트 기관의 실린더의 보링기(機)가 제작된 데 이어 공구 이송대가 달린 전금속제의 선반(旋盤)이 제작되었다. 이어 각종 공작기계가 영국의 산업혁명기에 나타나서 기계의 정밀한 공작이 가능해졌다. 이리하여 기계가 기계를 생산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대공업은 기술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학의 성립】
 기술이 근대과학의 대상이 된 것은 18세기 후반부터이다. 독일에서는 16세기 이래, 중상주의(重商主義)의 특수형태인 카메라리즘이라는 직업관리 양성을 위한 독특한 학문의 전통이 있었다. 이 전통에 대한 비판에서, J.베크만은 1772년 기술학이라는 교수과목의 명칭을 처음으로 사용했으며, 기술학의 개념을 제창하여 이를 체계화하였다.

또 프랑스에서는 백과전서파(百科全書派)의 지도자 D.디드로가 기술을 “동일한 목적에 협력하는 도구와 규칙”이라고 규정하였으며, J.R.달랑베르는 R.베이컨의 ‘변화되고 가공되는 자연’의 개념에 따라 기술사를 자연사의 한 분야로 다루었다. 프랑스혁명 중에 창립된 ‘에콜 폴리 테크니크’에서는 화법기하학(畵法幾何學)·구조역학·열역학·전자기이론 등, 후에 기술학의 발전을 촉진하게 되는 여러 과학이 연구·교육되어 후세의 모범이 되었다.

이 무렵 전쟁 무기를 발명하여 이를 취급하는 사람을 엔지니어라고 하였다. 엔진은 어원적으로 ‘발명’ 또는 ‘천재의 소산’이라는 뜻이다. 1771년 영국에 엔지니어의 조직인 ‘Society of Engineers’를 결성한 J.스미턴은 시빌 엔지니어링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하여 군사기술학과 분리된 시민의 기술학이라는 개념을 제창하였다. 1818년에는 세계 최초의 기술자 학회인 Institution of Civil Engineers가 창립되었다. 그 후 19세기 말까지에 이 학회로부터 기계·전기 등 여러 학회가 분화, 독립하였다.

【기계의 자동화로의 이행】
1870년 이후 기술의 진보 및 기술학의 발전에 또 하나의 비약적인 단계가 왔다(제2차 산업혁명). 이미 1851년에 런던에서 열린 제1회 만국박람회는 영국 산업혁명의 위력을 세계에 과시하는 것이었으며, 산업혁명이 일단락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시대는 더욱더 산업혁명의 난숙기(爛熟期)로 접어들어 각종 기계의 생산량의 증대나 제2의 철도 붐 등은 강철의 대량생산을 요구하게 되었고, 섬유제품의 생산증대는 값싼 염료의 대량생산을 요구하였다. 이와 함께 도시로의 인구밀집은 조명기술(照明技術)이나 도시 교통기술에 대폭적인 변혁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들 기술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생산력은 이미 자유경쟁을 원칙으로 하는 개개의 산업자본의 능력을 넘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독점자본주의가 형성되었으며, 기업의 독점화가 기술의 연구 투자를 가능하게 하였다. 이리하여 독점자본주의의 도래와 더불어 제2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

1882년 에디슨에 의한 최초의 직류집중식발전소의 건설은 동력기술에 신기원을 이룩하였다. 이어서 고압교류에 의한 원거리 전력수송의 개시는 전동기를 기초로 하는 기계체계의 발달을 가져왔다. 제1차 세계대전 후에는 독점기업에 의한 석유의 분해 증류장치, 가솔린을 연료로 하는 자동차·항공기, 무선 전신전화 등이 급속히 발달하였다.

오늘날의 일렉트로닉스 시대는 이미 1920년대 라디오 방송이 개시되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27년에는 텔레비전이 실험적으로 시도되었고, 30년에는 윌슨이 반도체를 개발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군사적인 필요에서 로켓·미사일·원자탄·수소탄·원자력발전·제트 항공기·일렉트로닉스·플라스틱·트랜지스터·자동제어·원자력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기술 등이 개발되거나 더 많은 발전을 보였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과학의 급속한 발전을 능가할 정도로 기술의 발전도 경이적으로 가속화하였다. 기술의 발전은 우주공간으로까지 확대되어, 69년에는 인류 최초의 달표면 착륙이 실현되었으며, 81년에는 유인 우주왕복선의 우주비행이 성공함으로써 우주여행시대의 막을 열었다. 또한 90년 4월 우주왕복선에 의해 쏘아올려진 허블망원경이 94년부터 운영되기 시작되어 천문학의 진보에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95년 8월 무궁화위성이 발사되어 본격적인 위성시대의 막을 열었고, 90년대 후반에 가서는 과학위성·관측위성·방송통신위성 등 다목적 실용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해저탐사에 이용할 목적으로 원격무인잠수정이 개발중에 있으며, 초고순도 다결정 실리콘을 제조하는 새로운 공정이 개발되는 등 비약적인 기술진보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73년 석유파동 위기를 계기로 20세기 기술문명을 지탱해 온 석유자원의 고갈이 예견되면서 동력원에 대한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되어 새로운 동력원 개발이 큰 과제로 등장하였다. 한편 기술의 발달로 야기된 자연파괴와 공해문제는 인류의 생존에 커다란 위협요소가 되었다.

【기술진보의 요인과 과정】
기술의 진보는 인류진보의 역사상에서 시대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보게 되는 보편적인 경향인데, 그 진보의 배후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첫째로 들 수 있는 것은 기술진보의 필요성이다. 이 밖에도 일반적 사회사조(社會思潮), 과학적·기술적 지식의 축적, 경제적 요인, 유형 무형의 기술진보에 대한 보수 등이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일반적 요인 외에 기술진보를 특별히 촉진시키는 요인으로는 먼저 군사적 요인을 들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의 원자탄이나 레이더의 개발이 그 좋은 예이다.

둘째로 경제적인 이윤추구의 요인이다.

셋째로 정치적인 요인을 들 수 있는데, 미국과 러시아 간의 우주개발경쟁이 그 예이다.

넷째로 기술진보의 종합성에 주의하여야 한다. 즉, 한 분야에서의 새로운 발명은 흔히 다른 분야의 기술수준에 의존하며, 또 한 발명이 다른 분야의 발명·발견을 유발한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여러 요인으로 발생하는 발명·발견이 기술진보로서 실용화하는 경로는 ① 문제성의 인식, ② 시행착오나 체계적 실험을 통한 필요 자료의 수집, ③ 문제에 본질적인 해결을 주게 될 통찰력의 행사, ④ 실험적인 단계에서 현실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기술로 하기 위한 개량, 그리고 ⑤ 실용화로 이루어지는데, 신기술은 이러한 순서를 거쳐 사회에 도입된다. 특히 ④의 단계에서는 기업의 연구소 등의 설비를 통해 신기술의 개발이 이루어진다.

【기술의 구조】
기술은 여러 부문에서 형태를 달리하고 있으나, 개개의 기술의 구조를 살펴보면 여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즉, 어떠한 기술부문에도 거기에는 생산공정이 있다. 기계기술을 예로 들면, 재료에서 제품을 만들어내는 공정인데 비해, 교통기술은 사람이나 화물을 수송하는 공정이다.

생산공정은 다시 계획공정과 제조·작업 공정으로 나누어지는데, 기계기술의 경우에 예컨대 전자는 어떤 원동기를 제작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그 설계를 하는 일, 그 원동기를 제작할 공작기계나 재료 등의 시방(示方)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일, 그 원동기를 제작할 인력교육을 행하는 일의 3가지를 포함한다. 후자는 어떤 공정관리하에서 교육을 받은 기술자나 노동자가 시방서에 따라 도입된 생산수단을 구사하여 목적하는 기계를 제작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이러한 원동기 생산공정과 다른 공작기계 생산공정에서는 공작기계에 관한 계획·설계의 연구를 하고 있으나, 그 연구와 원동기 생산공정에서의 공작기계 시방의 연구와의 관계는 전자가 만드는 입장, 후자가 사용하는 입장에 있으며, 서로 공통되고 서로 보조하는 입장에 있다. 모든 생산공정에서의 기술은 이와 같이 하여 서로 연관되어 전체로서 기술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기술학과 공학】
어떤 기업의 계획부문의 기술자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가 속한 특정한 생산공정의 입장에 서서, 가령 현재 어떠한 원동기나 공작기계가 필요한가, 그 구조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를 체득하는 일이다. 이러한 인식의 내용은 생산공정에 관련된 기술학 중에서도 설계기술학(設計技術學) 또는 연구기술학(硏究技術學)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제작·제조 또는 작업공정에 관련된 현장기술자에게 필요한 것은, 예컨대 그 원동기나 공작기계에 관한 설계기술학을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 그 지식을 활용하여 목적하는 원동기를 어떻게 제작하는가를 체득하는 일이다. 이와 같은 인식의 내용은 제작기술학 또는 제조기술학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모든 생산공정의 경우 각 생산공정과 분리되어 생산공정에 공통적인 생산요소 제반에 관한 공학이 존재한다. 예컨대, 원동기공학·자동차공학과 같은 것 등이다. 이러한 공학은 각 생산공정의 특정한 설계목적·제작목적과는 직접적으로는 관계가 없으므로 특정 기업의 생산공정에는 속하지 않는 공학연구실에서 행하여진다. 또한 이들 여러 공학 사이에 더욱 일반적인 공학이 존재한다. 예컨대, 기구학(機構學)·화학공학·전자공학·재료역학·합금학 등이 그것이다. 이들 공학은 생산공정의 생산 제요소에 관련된 앞서의 공학과 구별하여 기초공학(基礎工學)이라고 한다.

기초공학에서는 자연과학과의 관계가 매우 깊다. 그러나 자연과학과 기초공학 사이에는 명확한 구별이 있다. 그것은 기초공학이 취급하는 자연법칙은 비록 아무리 일반적으로 보이더라도 무엇인가의 기술적 목적을 전제로 하여 그를 매개로 해서 출현한 특수한 자연법칙인 경우가 많다. 가령 기구학에서 취급하는 자연법칙은 역학법칙임에는 틀림없으나, 극히 일반적인 기계생산을 전제로 한 기구(機構)에 나타난 특수한 역학법칙이다.

오늘날 기술학·공학·자연과학은 서로 영향을 끼치고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원자폭탄의 연구로부터 제조까지의 과정에는 기술학·공학·자연과학 사이의 엄청난 상호작용이 있다. 19세기 말의 염료합성기술의 발전도 이러한 예 중의 하나이다.

【기술의 특징】
기술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1) 생산적이고 실용적이며 실천적이다.
2) 기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인간이 환경과 산업 사회에 적응하고 발전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수단과 방법이다.
3) 기술에는 자연 법칙과 과학적 원리가 적용되고, 개량과 개선을 위한 강한 의지와 깊은 창의성이 담겨져 있다.

【기술의 영역】
기술은 크게 제조 기술, 건설 기술, 수송 기술, 생물 기술, 통신 기술의 5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