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떠서 사람·가축·물자를 싣고, 물 위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물. 넓게는 물 위의 교통기관을 총칭하지만, 단순히 목재나 대나무 등을 엮어 묶은 것은 뗏목이라 하여 구별한다. 길이가 짧은 몇 m의 소형선은 주(舟)·정(艇)·단정(端艇) 등으로 부르고, 그보다 큰 것은 배·선박이라고 부른다. ‘박(舶)’이라는 글자는 거선(巨船)을 의미한다.

군사용인 배는 군함이라 하고, 크고 작은 군함을 총칭하는 경우는 함정(艦艇)이라고 한다. 영어의 ship은 대형선을 의미하고, 범선(帆船) 시대의 항양선(航洋船)을 대표하는 3개 또는 4개의 돛대를 가진 횡범선(橫帆船)의 호칭이었다. 영어의 ‘vessel’은 용기(容器)라는 뜻이며 대소에 관계없이 모든 배의 총칭으로 사용된다.

한국에서는 현재 법규상 총톤수 5 t 이상의 것을 선박으로 취급하고 있으나, 세계적으로는 영국선급협회(Lloyd’s Register of shipping)가 배의 통계자료로 채택하고 있는 총톤수 100 t 이상의 강선(鋼船)을 선박으로 취급하고 있다. 배는 육상의 기차·전차·자동차, 공중의 항공기에 비해 속력이 느린 단점은 있지만, 대량의 화물을 일시에 수송할 수 있고, 운임이 싸다는 점을 가지고 있다. 세계 물자수송의 절반이 해상수송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점 때문이다.

배의 종류는 대단히 많지만 일반적으로는 용도별·재료별·구조별·추진방법별·운항항로별·법규별 등으로 분류된다.
〈용도상의 분류〉 대별해서 군함·상선·어선, 그 밖의 배(특수선)로 분류한다.
군함은 경제성을 무시하고 견고한 구조와 충실한 병장(兵裝)을 한 군선(軍船)이다. 직접 해전에 참가하는 전함·순양함·항공모함·잠수함·구축함·포함·수뢰정 등의 함정과, 그것들을 지원하는 잠수도함·해방함(海防艦)·공작함·소해정(掃海艇)·부설정(敷設艇) 등의 특무함정(特務艦艇)으로 나누어진다.

상선은 평상시·전시(戰時)를 불문하고, 해상수송기관의 가장 대표적인 존재로서 그 수량과 활약은 도저히 다른 선종(船種)이 따를 수 없다. 크게 나누어서 객선·화객선·화물선으로 구분된다.
객선은 글자 그대로 여객만을 수송하는 배로서 소위 국제적인 호화객선을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움직이는 비교적 소형선에 많다.
화객선은 여객과 화물을 동시에 운반하는 배로서, 보통 외국항로의 대형선에 많으며, 이민선 등이 이에 속한다. 연락선(連絡船)은 대개 객선, 또는 화객선이다.
화물선은 상선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모든 화물의 해상수송에 종사한다. 잡화를 싣고 다니는 보통화물선[雜貨船]과 특수화물만을 산적(散積)하는 전용화물선(專用貨物船, 또는 간단히 전용선)이 있다. 보통화물선은 최근 화물의 컨테이너 수송이 육상으로부터 해상에도 채택되었기 때문에 컨테이너선으로 대치되어 가고 있다. 또 배의 전용선화는 현대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고, 그 종류와 척수도 증가일로에 있다. 전용선에는 액체화물선(탱커)과 산적화물선(散積貨物船), 기타 등이 있다. 액체화물의 대표적인 것은 원유이고 그 밖에 정제유·경유(鯨油)·액화석유가스(LPG), 또는 천연가스·황산(黃酸) 등이다. 산적화물로는 철광석·보크사이트·석탄·밀 등의 곡물, 시멘트·목재 등이 있고, 기타에는 가축·채소·과일·냉장화물·중량화물·자동차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원유전용선인 유조선(탱커)과 광석운반선의 증가와 대형화는 괄목할 만하다. 배의 능률적 운반을 꾀하기 위해서 편도(片道)는 원유를 나르고, 또한 편도는 광석, 그 밖의 것을 나르는 겸용선도 출현하고 있다.

어선에는 직접 어로(漁撈)에 종사하는 어로선(포경선·트롤선·망어선·주낙어선·낚시어선), 통조림 등을 만드는 공선(工船:고래공선·게공선, 연어·송어 공선), 고기를 운반하는 운반어선, 그 밖에 지도선·조사선·시험선·단속선·연습선 등이 있다. 군항·상선·어선 이외의 특수선에는 해상의 각종 작업에 종사하는 작업선(예인선·준설선·소방선·해난구조선·쇄빙선·쇄암선·설표선·케이블선·기중기선·측량선·기상관측선·해양조사선·각종 모선), 각종의 특수물자를 나르는 운반선(차량운반선·급수선·급탄선·급유선·오물선·거룻배·흙운반선), 해상의 순찰업무에 종사하는 단속선(순시선·경비선·등대순시선·세관감시선), 배와 육지와의 교통에 종사하는 통선(通船), 파일럿선·검역선·진료선, 그 밖에 특수한 것으로 항해연습선·탐험선·유람선,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등선·창고선 등이 있다.

〈재료·구조에 의한 분류〉 배는 역사적으로 보아 목선·목철선·철선·피복선·콘크리트선·강선의 차례로 발달해 왔다. 이 밖에 새로운 선종으로서 합판선·경합금선·플라스틱선이 있지만, 어느 것이나 모터보트 정도의 소형선종이다.

목철선은 배의 용골·늑골 등의 골격부분을 철재로 한 목선, 피복선은 목철선 또는 철선의 선저·외판에 강판을 덮어서 그 오손의 방지를 꾀한 배이다.
콘크리트선은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철재의 부족에 고심하여 미국이 항양기선으로서 시작(試作)한 배이지만, 현재는 명칭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합판선은 목선의 일종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 후, 성능이 좋은 접착제의 출현으로 튼튼한 합판이 탄생하였는데 이것을 맞붙여 만든 배이다. 현재 목선의 선령은 10∼15년, 강선은 20∼25년으로 간주된다. 단, 강선은 그 보수(補修)의 방법에 따라서 상당한 연명책이 강구될 수 있다.
강선에는 배의 종횡의 강력재의 배치양식에 따라, 횡식구조선·종식구조선·종횡병용식 구조선의 3종이 있다. 횡식선은 수많은 늑골과 이것을 연결하는 보에 의해 배의 횡강력을 주(主)로 하고, 종통재(縱通材)에 의한 종강력을 종(從)으로 한 양식의 배이다.

옛날부터의 대표적인 배의 구조양식으로서, 현대에 있어서도 보통화물선에 널리 채택되고 있다. 종식 구조선은 늑골의 수를 줄이는 대신에, 강대한 특설늑골 및 특설보로 이것을 보강하고, 배의 길이방향에 강력한 종통재를 배치하여, 배의 종강력을 크게 한 배로서 유조선·광석운반선은 이 구조이다. 종횡병용식 구조선은 앞의 두 가지 양식을 절충한 양식의 배이다. 배는 그 상부구조에 따라, 평갑판선·선루선·삼루형선·웰갑판선·파도막이갑판선·저선미루선·후부선교선 등으로 구별한다.

평갑판선은 상갑판상에 선루 같은 것이 없는 배로서 악천후일 경우, 갑판이 파도에 씻기기 때문에 항양선에는 부적합하며, 다음에 설명하는 각 선형의 원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선루선은 상갑판상에 선수루(fore castle)·선교루(bridge)·선미루(poop)의 어느 것인가를 가진 배, 삼루형선은 이 세 선루를 함께 갖춘 배, 웰갑판선은 선교루가 선수루 또는 선미루와 연속되어 있는 배를 말한다.

파도막이갑판선은 상갑판상에 또다시 전통의 파도막이갑판을 설치해서 세 선루를 연결시킨 전통(全通) 선루선, 저선미루선은 선수루 외에 저선미루를 가진 배, 후부선교선은 유조선·광석운반선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선미에 선교가 있는 배이다. 현재 객선에는 파도막이갑판선·화객선·화물선에는 삼루형선이 많다. 이들 외에도 지금은 별로 채택되지 않는 형태이지만, 산적선(散積船)에 터릿선·트렁크선·거북등선·캔틸레버선 등이 있다.

〈추진방법에 의한 분류〉 배는 그것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에 의해, 노도선(櫂船:人力)·범선(풍력)·기선(석탄·석유를 연료로 하는 기계력)·원자력선(핵연료에 의한 기계력)으로 나눈다. 현재 기선이라고 하는 명칭은 종류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기계력에 의해 추진되는 동력선의 뜻으로 사용되지만, 좁은 뜻의 기선은 증기력으로 작동하는 왕복동기관이나 증기터빈기관을 가지는 배를 가리키며, 가솔린기관·흡입가스기관·호트밸브기관·디젤기관을 가지는 내연기선은 기선(機船)이라고 하여 구별한다.

이 두 가지 외에 전기추진선이 있고, 그 발전기의 구별에 의해, 디젤전기추진선·터빈전기추진선의 두 종류가 있다. 원자력선은 현재 핵연료를 사용해서 증기를 만들고, 그것에 의해 증기터빈을 회전시키는 기선(汽船)이다. 증기 대신으로 고온고압가스를 사용하는 가스터빈선은 일부 고속특수선을 제외하고는 아직 보급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추진기별로 보면, 기선의 초기는 수차식의 외륜선이었지만, 현대는 스크루 프로펠러선의 황금시대이다.

스크루는 소형선에는 날개가 3개, 일반선에는 4개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의 대형 1축선에서는 효율이 좋은 날개가 5개인 프로펠러가 많이 사용된다. 프로펠러축의 수에 따라서, 1축선·2축선·3축선·4축선의 4종류가 있다. 과거에는 1기 1축이 원칙이었지만, 2기 1축의 배도 있다. 또 추진기의 회전을 한 방향으로 정하고, 날개의 각도를 변화시킴으로써 프로펠러의 피치를 변화시켜 배의 전진·정지·후진을 간단히 할 수 있는 가변 피치 프로펠러선도 소형선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스크루 프로펠러선 외에, 벤 프로펠러선·제트 프로펠러선·공중 프로펠러선·임펠러 추진선(슈나이더 프로펠러선)이 있지만, 이것들은 특수한 소형선에 이용된다.

〈운항항로에 의한 분류〉 운항에 의한 자영선(自營船)과 용선(傭船)의 구별, 경영에 의한 정기선(定期船)과 부정기선, 영리선과 비영리선의 구별, 항로의 성질에 따른 명령항로선(命令航路船)과 자유항로선의 구별, 항로의 구역에 의한 원양항로선·근해항로선·연해항로선·평수항로선·내수선(항내선·하천선·호소선)의 구별이 있다.

〈법규상의 분류〉 국적에 의한 한국선과 외국선의 구별, 등기등록에 의한 등기선(登記船)·등록선(登錄船)과 부등기선·부등록선의 구별, 소유자에 의한 공선(公船)과 사유선(私有船), 관청선과 민간선의 구별, 무역내용에 의한 내항선과 외항선의 구별, 항법에 의한 동력선·범선·잡종선·노도선의 구별, 여객운송에 의한 여객선과 비여객선, 국제성에 의한 국내항로선·단거리 국제항로선·장거리국제항로선의 구별, 구명설비에 의한 제1종선∼제5종선의 구별, 어선의 종업 제한에 의한 제1종∼제3종 어선의 구별 등이 있다.